한류소식
[2015.05.19] '新한류' 주도하는 중국의 진짜 속내는?
한국이 아닌 지역에서 두루 인기 있는 한국 스타.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는 한류스타의 정의와 함께 한류 스타 15명의 얼굴을 부록으로 올려놨다. /더팩트 DB |
◆ 중국, 한류 열광하는 대륙 열기 '겉으론 담담한 척'
'한국 외 기타 지역에서 인기 있는 한국 스타'. 중국 최대 검색사이트 바이두에 올라있는 한류스타(韓流明星)의 정의다. 특이하게도 중국에서 인기 있는 한국스타가 아니라 한국이 아닌 지역에서 두루 인기 있는 한국 스타라고 못을 박고 있다.
그러면서 15명의 한류스타의 사진을 올려놨다. 김희선 이병헌 송승헌 배용준 이영애 최지우 장동건 김태희 송혜교 장근석 전지현 한채영 김수현 소지섭 이민호가 그들이다. 면면을 보면 이런 정의가 어느 정도는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 무대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장나라나 추자현 박해진 등은 빠져 있다. 김희선 이영애 송혜교의 이름값은 누가 봐도 한국 기준이다. 중국 대륙이 워낙 넓고 사람도 많아서 지역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이 점에서 보면 확실히 의외다.
겉으로만 보면 중국은 한류스타에 매우 담담해 보인다. 자국민들이 열광하는 한국스타가 못마땅하기까지야 하랴만, 아시아 전역을 넘어 세계를 휩쓰는 인기가 부러울 수는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이 애써 담담한 척하는 이유일 수도 있고, 부분적이지만 반(反)한류나 혐(嫌)한류의 빌미이기도 하다.
대륙 호령하는 신한류 스타. 송혜교는 중국에서 최고 스타로 활약중이고 김수현 이민호는 중국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신한류스타로 꼽힌다. /더팩트 DB |
◆ 김수현 이민호 등 신한류 폭발 양국 물밑교류 봇물
실제로도 그럴까. 현실은 판이하게 다르다. 한류 스타를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한중 양국의 물밑 교류는 거의 봇물이 터지는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거의 혈안이 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는 올해 방송될 40부작 중국 드라마 '다이아몬드'(克拉戀人)에 출연하면서 60억 원의 개런티를 받았다. 비가 한류스타로 인정을 받고 있다고는 해도 첫 중국 드라마 진출로는 파격이다.
중국이 주도적으로 한류스타를 흡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과거와 달리 미래가치가 보이면 과감히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는 10여년 전인 2004년 아시아 전역에서 히트를 기록한 KBS 2TV 드라마 '풀하우스'의 남자 주인공이고 여주인공 송혜교는 이미 중국 팬들의 우상이 됐다. 자연스럽게 비의 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셈이다.
김수현은 중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가장 핫한 한류스타로 꼽힌다. KBS가 최근 야심차게 시동을 건 예능드라마 '프로듀사'는 김수현의 이름값만으로 중국에 선 수출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여기엔 그를 아시아 황태자로 등극시킨 SBS 드라마 '별그대'의 박지은 작가와 호흡을 맞춘다는 점도 작용했을 터다.
중국 방송사 안후이성TV도 지난 2012년 방영돼 시청률 40%를 넘긴 김수현 주연의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최근 황금시간대인 밤 10시에 편성했다.
한류 컨트롤타워를 쥐겠다? 중국이 국내 예능 PD를 잇따라 영입하는 것은 향후 한국의 예능 스타를 잡기 위한 포석으로 비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희 PD 유재석 강호동(시계방향). /더팩트 DB |
◆ 스타 PD까지 전방위 영입, 거대자본 투자로 직접 한류 주도
김수현과 함께 또 한명의 중국 신한류 주역은 이민호다. 이민호의 중국내 인기를 실감시킨 대목은 바로 CCTV 프로그램 '춘완'(春晩) 출연이다. '춘완'은 7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중화권 최대 규모의 특집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한국 연예인으로는 처음 초청돼 '꽃보다 남자' 주제곡을 불렀다.
이민호는 중국 팬들 사이에 '창투이'(롱다리) '어우바'(오빠)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열풍으로만 보면 10여년 전 배용준이 일본에서 '욘사마'로 불린 것과 흡사하다.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어떻게든 이민호를 붙잡으려는 이유다.
최근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MBC 간판 김영희 PD의 중국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가 '양심냉장고' '칭찬합시다' '나가수' 등을 히트시킨 PD라는 점 외에도 유재석이나 강호동 신동엽 등 향후 한국의 예능 스타의 중국 영입까지 염두에 둔 포석인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성패나 헤게모니도 결국 자본싸움이다. 김 PD에 이어 MBC 이민호 PD가 뒤따라 중국의 유명 프로덕션으로 옮기는 걸 보면서 중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짐작은 간다. 특급 한류스타를 쫓아 매달리는 게 아니라 아예 그들을 직접 주무르고 움직이는 컨트롤타워를 틀어쥐겠다는 심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