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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견당 연지와 작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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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월군 주천에 가면 2백 년 된 고택이 있다. 조견당(照見堂)이라는 당호를 가진 이 고택에는 연꽃이 피는 연지(蓮池)가 하나 있는데, 조견당 북쪽 사당터 자리 바로 옆에 있다. 4백여 평의 연지에는 홍련과 백련을 비롯해 노랑어리연꽃 등이 초여름부터 고택의 뒷동네를 환하게 수놓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청초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연꽃이 주는 정서의 깊이는 여느 꽃과는 사뭇 다른 면이 있다. 조견당 주변은 원래 강이었다. 조견당 앞을 흐르는 주천강에 제방이 쌓아지기 전, 그러니까 1941년 전에는 조견당 앞에는 선착장이 있었고, 조견당 뒤 지금 5백년 된 밤나무가 있는 그 뒤로도 작은 실개천이 흘렀다고 한다. 조견당은 앞에는 큰 강이, 뒤로도 작은 개천이 흐르는, 앞뒤 모두 물로 둘러싸여있는 그런 집이었다. 주천에 물이 흔한 것처럼 조견당에도 물이 사시사철 넘쳐났다. 왜정 때 일본 사람들이 마치 조선 땅을 영구히 지배할 것처럼, ‘안정된 농토를 확보해주겠다’는 미명 아래 주천강에 제방을 쌓기 시작했는데, 이 때 조견당이 결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사실 일제가 주천강에 제방을 쌓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주천강가에는 자연제방으로 커다란 사구(沙丘)가 형성돼 있었는데, 그 사구를 따라 약 4km의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있었다고 한다. 모두가 수 백 년이 넘은 아름드리 시뻘건 적송이었는데, 아침이면 백로 떼가 날아오고 주변의 망산 절벽과 정자 등과 어우러져 비경을 연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제방을 쌓게 된 이유가 되었다. 일제는 이 소나무가 탐났던 것이다. 이 소나무를 베어 뗏목으로 엮어 하류로 내려 보낸 뒤 일본으로 반출하고자 했던 것이고, 소나무를 베어낸 그 자리에 제방을 쌓았던 것이다. 참으로 애석한 가정이기는 하지만, 지금 그 자리에 소나무 숲이 훼손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아마 대한민국 최고의 명승지가 되었을 것이다. 아름드리 붉은 소나무가 강가에 즐비하게 늘어선 풍경은 생각만으로도 몸에 전율이 인다.
김주태 전문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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