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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미야의 東京小考/와카미야 요시부미]소녀시대가 유행하는 시대

hallyuforum | 2014.10.08 21:14 | 조회 335
조회 : 391  
“Gee Gee Gee Gee∼.” 춤추며 노래하는 9명의 늘씬한 미녀 ‘소녀시대’, 섹시한 엉덩이춤을 추는 5인조 그룹 ‘카라’. 깜찍한 그녀들이 지난해 잇따라 일본에 데뷔한 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콘서트나 TV에서의 대활약에 이어 DVD 음반 판매에서도 지난해 신인 부문 1, 2위를 휩쓸었다.

‘초로 시대’에 접어든 나도 그녀들이 TV에 나오면 온통 정신을 빼앗길 정도지만 앞서 일본에 진출한 남성 그룹 ‘동방신기’와 마찬가지로 (걸 그룹들은) 젊은 여성 팬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중년 부인들이 ‘용사마’(배용준)에 열광해 형성된 한류 드라마 붐과 비교하면 일본 팬들의 연령층이 젊은 세대로 크게 확대됐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 “할리우드 작품 같다”며 한국 영화에 눈이 휘둥그레진 것은 ‘쉬리’가 처음이었다. 연달아 일본에 상륙한 한국 영화들은 한국 이미지를 크게 바꿨다. 영화에 이은 TV 드라마의 한류 무드, 그리고 최근의 한국 가요(K팝)의 대유행…. 품과 시간을 들여 그룹을 키우고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여러 나라를 향해 진출하는 상품 전략도 놀랍지만 한일관계에 미치는 예능의 역할에 관심을 기울여온 한 사람으로서 K팝의 융성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한국 가수에 매료된 것은 조용필의 노래를 처음 접했을 때다. 1981년 서울에서 유학생활을 막 시작한 무렵 라디오에서 매일같이 ‘고추잠자리’나 ‘창밖의 여자’가 흘러나왔다. 압도적인 가창력은 물론이고 현대적인 감각과 독특함으로 가득 찬 그의 노래는 심금을 울렸다. “이런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다”며 충격에 가까운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새롭다. 그때 경험이 나의 한국관()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젠가 제2, 제3의 조용필이 나오면 한일관계는 분명히 크게 변할 것이라 직감하기도 했다.

한국 가수-배우 서 인기몰이

일본에 데뷔한 조용필이 일본의 국민적인 연말 행사인 NHK ‘가요홍백전’에 한국 가수로서 처음 등장한 것이 1987년이다. 민주화 선언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실시되고 서울 올림픽을 앞둔 해였다는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군사정권 시대와 다른 ‘새로운 한국’에 대한 일본인의 공감이 표출된 증거라고나 할까. 그 뒤에도 계은숙 김연자 등 한국 가수가 속속 가요홍백전에 출연했다. 

그것은 ‘제1차 한류 무드’라고 할 수 있는 현상이었다. 하지만 당시 가수들의 히트곡 대부분이 ‘일본제()’라는 것이 한계였다. 일본인 취향에 맞춰 상품을 팔려는 음반회사의 방침이기도 했겠지만 일본이 여러모로 한국보다 우위였던 시대 탓도 있었다. 그래도 나는 조용필의 진가를 많은 일본인이 알아주지 않는 게 유감스러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어떤가. K팝은 가사만 일본어로 번역됐을 뿐 곡도 댄스도 모두 한국제다. 영어가 많아 국적 불명이라고 하지만 이는 J팝(일본 가요)도 마찬가지다. K는 J에 뒤지기는커녕 잘 다듬어진 곡과 댄스가 오히려 그 이상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이를 인정하고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은 예전에 내가 조용필을 바라보던 것과 비슷하다.

(걸 그룹) 소녀들은 TV 버라이어티 쇼에서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탈하게 자신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춤추면 멋있는데 말하는 걸 보면 천진난만해서 이 둘 사이의 갭이 매력”이라는 게 팬들의 의견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한국에 대한 이러저러한 편견을 넘어서 공감과 경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적어도 일본 안에서만 보면 한일관계가 크게 변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울연가’나 ‘대장금’ 등 대히트작이 나오면서 한류 드라마도 일본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지난해에는 일본 민영방송인 TBS가 액션 대작 ‘아이리스’를 방영했다. 오후 9시 시청자가 가장 많은 황금시간대에 한국의 연속드라마를 편성한 것은 획기적이었다.

가요-드라마 한국서 볼 날은…

그럼 한국은 어떤가. 오랫동안 일본 대중문화를 받아들이기 거부했던 정책을 바꿔 단계적으로 개방하기 시작한 것은 김대중 정부였다. 1998년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 김 대통령이 중국에서 받아들인 불교나 유교를 독자적인 것으로 재창조해낸 한국의 역사를 예로 들며 “거대한 중국 문명 앞에 우리는 동화되지 않고 살아남았다. 외국 문화가 들어와도 그것을 우리 것으로 만들어온 능력이 있다”며 자신만만해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한국을 보노라면 ‘과연 정말 그대로’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일본 문화 개방이 서서히 진전되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 일본 인기가수가 한국 TV에 등장하는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지상파 TV는 일본 드라마 방송을 여전히 금지하고 있다. 일본에서 소녀시대 등의 활약은 “이제 그런 시대가 아닌데…”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말이다.

와카미야 요시부미 아사히신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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