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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술, 막걸리를위하여

hallyuforum | 2014.10.08 21:17 | 조회 409
조회 : 448  

세계인의술, 막걸리를위하여
막걸리세계화는우리문화와풍토를세계에전파하는일
글_ 신승일(한류문화산업포럼 회장)


나는 막걸리의 명칭 통일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의견을 주장한 바 있다. 막걸리의 명칭은 한글로 <막걸리>, 영문은 Markgolly라고 표기하고 읽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런 이름만 가지고는 부족할 것이다. 막걸리는 우리의 맛이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문화인 것이다.


술은 언제부터 지구상에 존재했을까? 자료를 찾아보면 흥미로운 사실에 접하게 된다. 술이 인류보다 먼저 지구상에 출현했으리라는 추측이 그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출현하기도 전에 자연이 술을 빚어냈다는 말이다. 당분을 가진 과실이나 곡식이 항아리 구실을 할 오목한 바위 같은 데 떨어져, 오랜 기간 태양열을 받아 저절로 발효되어 술이 되었으리라는 것이다. 후에 생겨난 인류는 이렇듯 자연이 빚어낸 술을 부지불식간에 마시게 되었으리라. 그러니까 인류는 밥을 먹기 전부터 혹은 빵을 구워먹기 시작하기 전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렇게 보면 술은 문자 그대로 하늘이 준 음식인 것이다.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신께제사를 드릴 때 혹은 성스런 의식을 올릴 때 자주 술이 등장하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술의 기원이 이러하니 술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도 조금은 바뀌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막걸리 열풍의 불씨


한국인에게 우리의 술 하면 당연 막걸리다. 어렸을 적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주전자에 막걸리를 받아오던 기억은 누구나 한두 번 쯤은 있을 법하다. 새콤달콤한 맛의 그것은 어른들이 특권적으로 즐기는 진기하고 은밀한 음료로 여겨졌다. 시장통이나 골목언저리에 내 걸린 대포 혹은 왕대포라는 간판 문구도 눈에 선하다. 막걸리에 관한 이런 추억들이 친근하고 정겹기 짝이 없다 할 것이다.


우리 것 찾기 움직임, 고유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 막걸리 산업 종사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막걸리에 대한 열풍이 일었다. 새로이 검증된 막걸리의 효능과 한류현상도 이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막걸리 열풍에 힘입어 많은 국민이 막걸리에 관심을 갖고 세계화되기를 염원하고 있다. 독일의 맥주, 프랑스의 와인, 중국의 바이주(白酒), 일본의 사케가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듯이 막걸리도 한국을 대표하는 술로 자리매김하리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세계화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몇가지 단상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삶이 윤택해진 요즈음에 들어선 막걸리란 그저 싸구려 술, 서민들이 마시는 술쯤으로 이미지가 고착화된 일면이 없지 않다. 와인이니 위스키니 코냑 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고급스런 이미지와 비교해 볼 때 그것은 분명해 진다. 요즘 막걸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세계화가 운위되는 이 시대에 있어서도 막걸리는 여전히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하다. 마을 어귀의 술도가나 대폿집 포장마차에 관한 추억이 있을 턱이 없는 외국에 우리 막걸리를 전파하기 위하여서는 우선 외형부터 고급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페트병에 담긴 위스키나 소주병에 담긴 코냑이나 샴페인을 상상해 보라. 외국에 상품에 파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파는 일이다. 더구나 각 나라의 전통주는 그 나라 문화의 핵심적 상징이라 할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막걸리를 통하여 우리나라의 그 풍류와 미각, 기후 풍토, 역사 등도 함께 엿볼 것이다. 용기의 외형이나 재질도 가볍고 단단하게 그리고 현대적 감각에 맞게 만들어야 할 필요가 하겠고
상표 등 라벨도 지금까지의 모습과는 다른 신선한 방향으로 개선해서 서구인의 취향에 맞도록 할 것이며 한번 마개를 따면 맛이 변하는 막걸리의 특성을 감안하여 술의 양도 일인용부터 다양하게 제작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막걸리 잔, 용기, 상표의 표준화도 시급하다. 신맛, 단맛, 쓴맛, 향과 도수의 표기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막걸리를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면 한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출시되고 있는 캔 막걸리는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수출 시장으로 가장 중요한 국가가 일본이다. 김치, 청국장 등 우리나라의 고유음식이 그 나라에서 이미 대중음식으로 자리를 잡고, 영화나 노래 등 한류열풍을 감안할 때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한데 우리를 긴장케 하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 막걸리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쌀로 빚은 일본 막걸리에 비하여 우리의 막걸리는 상당수가 국내산 쌀이 아닌 값싸고 질 낮은 수입쌀로 주조되고 있다. 일본인들은 고급 막걸리를 요구한다. 일본사람들의 기호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 섬세하고 치밀하며 동시에 외형적으로는 깔끔하다. 그런 측면에서 그들을 앞서 나갈 때 우리의 막걸리는 일본에서 승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막걸리에 정확한 이름을


나는 과거 다른 매체에서 막걸리의 명칭 통일에 대하여 나름대로의 의견을 주장한 바 있다. 막걸리의 명칭은 한글로, <막걸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영문명칭도 표준을 정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Makgeolli(맥걸리)나 Maccori(마코리)로 표기하는 것보다 Markgolly라고 표기하고 읽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런 이름만 가지고는 부족할 것이다. 막걸리는 술이며 보다 구체적으로는 발효주라는 사실을 알려야 할 것이다. 맥주처럼 곡류를 발효했으므로 서양인에게는‘라이스 와인’보다는‘라이스 비어’로 추천하는 게 더 어울린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막걸리를 소개할 때‘라이스 넥타’(nectar)라고 하면 마케팅 차원에서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일본인들은 막걸리를 음료수와 술의 중간쯤으로 생각하고 즐긴다. 고대 그리스 신들이 마셨던 음료인 넥타처럼 신비감 있고, 건강에 좋은 웰빙 술이란 이미지도 함유하니 말이다.


우리의 테루아


‘테루아’라는 말이 있다. 이는 토양, 일조량, 지질, 기후 등 와인 맛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자연조건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이 테루아를 잘 드러내는 와인이 좋은 와인으로 꼽힌다. 예를 들어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포도로만 만들어야 보르도 와인이다. 보르도 지방에서 생산된 와인이긴 하지만 그 재료가 다른 지방에서 들려온 포도였다면 그것은 보르도 와인이 아닌 것이다. 독일에 6천 종류의 맥주가 마을마다 가문마다 있듯이, 우리도 과거 수만 개의 고을과 주막에서 만들어 내던 마을 특유의‘테루아’막걸리를 다시 부활해야 한다.

 

한국에도‘테루아’를 느낄 수 있는 막걸리가 많다.

포천 이동막걸리는 물이 좋기로 유명한 백운계곡에서 끌어올린 물로 술을 빚기 때문에 깊고 깨끗한 맛을 낸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항아리를 사용함으로써 맑은 공기와 풍부한 산소에 의해 발효가 이루어지는전통기법을 유지하고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톡 쏘는 단맛은 백운산계곡에서 흐르는 청정한 물과 질 좋은 누룩, 그리고 재래식옹기가 이뤄낸 합작품이다.


인삼과 막걸리,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는 강화 인삼막걸리. 술이기 보단 건강음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짙은 노란색이 특징인 강화 인삼막걸리에는 잘게 자른 인삼과 대추가 들어있다. 예상외로 달달한 맛이 강하게 난다. 하지만 그 단맛 속에 강한 알코올 기운이 고여 있다.


일명 대장금 막걸리라고 불리는 가평 잣막걸리. 가평 잣으로 만든 막걸리다. 멥쌀에 들어있는 당분이나 전분을 누룩곰팡이와 효소 및 효모의 작용에 의하여 발효, 여과하여 만드는 전통주다. 트림이 없고 두통과 숙취가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연천 남토북수 율무막걸리는 청정지역인 연천군에서 생산된 쌀, 깨끗한 임진강 물, 그리고 율무를 첨가해 빚어낸 것. 기존의 쌀 막걸리와 달리 전통적인 저온발효방법을 사용해 청량감이 뛰어나다.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여성들을 위해 텁텁함까지 제거하고 수용성 아미노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 덕분에 건강약주로도 불린다.

 

전북 정읍시의‘송명섭 막걸리’는 전통주 제조 무형문화재인 송명섭 명인이 직접 농사지은 쌀과 한국 누룩으로 빚는다. 약간 쓰고 텁텁하다. 감미료 등 첨가제를 넣지 않아 단맛이 거의 없다.


충북 진천군은 살아서는 진천, 죽어서는 용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살기 좋은 고장이다. 이곳의‘덕산 막걸리’는 3대가 가업을 이으며 70년 이상 진천 쌀로 빚고 있다. 술맛이 담백하면서도 맑다.

제주에서는 척박한 자연환경 때문에 쌀이 아닌 좁쌀을 이용해‘오메기술’을 빚었다. 오메기라고 부르는 술떡과 누룩을 섞어 발효시켜 만드는데 새콤달콤한 맛이 나 막걸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다.

횡성군의‘이화주’는 고려 왕실에서 마시던 왕가의 술을 국순당이 옛 문헌에 따라 복원한 술이다. 다른 막걸리와 달리 백설기로만 발효시켜 걸쭉하고 진한 맛이 난다.


부산의 대표적 막걸리인‘생탁’제조사인 부산합동양조는 다음 달 중 국내산 쌀로 만든 막걸리를 출시하기로 하고 현재 시험 생산 중이다. 새 막걸리 명칭을 ‘우리 쌀로 빚은 생탁’으로 정하고, 용기도 기존의 것과 차별화하는 작업을 완료한 상태다. 이 회사는 또 생막걸리 외에 저온살균을 거친 살균막걸리 생산도추진 중이다. 생탁과 달리 살균한 막걸리인‘살탁’은 장기간 보관이 가능해 전국은 물론 해외 유통에 보다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부산의‘산성막걸리’는 16세기에 금정산성을 쌓던 병사들을 위해 만들기 시작했다. 지하수와 전통적 방식의 누룩으로 빚어 독특한 맛을 살리고 있다.‘ 금정산성막걸리’는‘원료 고급화’와‘지역 브랜드화’로 부흥을 꾸고 있다.


경북지방에선 각종 과일과 열매를 이용한 막걸리를 출시하고 있다. 청송이 사과와 대추, 성주가 참외, 의성이 흑마늘, 문경이 오미자, 포항이 우뭇가사리, 상주가 곶감과 블루베리를 이용한 특색 있는 막걸리를 내놓고 있다.


소주나 맥주와 달리 막걸리는‘테루아’를 반영한다. 쌀만 달라도 술맛이 다르다. 그 지역에서 나는 쌀과 물로, 그곳의 땅과 태양으로 만든 막걸리가 제대로 된 막걸리다.

막걸리의 세계화는 단숨에 이룰 수는 없다. 외국인의 기호에 맞는 명칭부터 시작해 제조, 보관, 유통, 마케팅에 이르는 제반 사항을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막걸리를 우리가 먼저 아끼고 사랑해야 외국인도 따라온다. 우리가 우리의 전통주를 사랑할 때, 세계인의 술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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