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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열려 있어 커 보이는 한옥, 현대건축의 화두다”

hallyuforum | 2014.10.08 21:08 | 조회 352
조회 : 349  

출처옛몸새꽃 -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 발전 | 느티나무

원문http://cafe.naver.com/beobgochangsin/2921

“작지만 열려 있어 커 보이는 한옥, 현대건축의 화두다”

[중앙일보 이은주.강정현.신동연] 

서울 대신동의 김옥길 기념관에서 만난 김인철 교수는 “한국 건축이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전통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서울 논현역 사거리에 랜드마크로 통하는 건물이 있다. 교보타워를 마주한 '땡땡이 건물' 어반 하이브(Urban Hive·도시의 벌집)다. 2008년 완공됐다. 콘크리트 건물 외벽의 구멍 때문에 '치즈 케이크'라고 불리기도 한다. 설계자는 김인철 중앙대 건축학부 교수(64·아르키움 대표)다. 서울시립대 배형민(건축학부) 교수는 “눈에 띄지만 지극히 단순한 건물이다. 대담하면서도 담백하다”고 호평했다. 특히 김 교수를 '젊은 건축가'라고 명명했다. 예순을 넘은 나이에도 전통과 현대를 결합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간다는 뜻에서다. 실제로 어반 하이브는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한옥의 원리가 담겨 있다. 김 교수가 자신의 건축이야기를 풀어낸 『공간열기(空間列記)』(동녘)를 냈다. 지난 40여 년 100채가 넘는 집을 설계해온 경험을 녹였다. 주목되는 점은 전통에 대한 고민이다. 여느 문화 분야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정체성을 탐색하고 있다. 우리 건축의 미래에 대한 성찰이다. 그를 서울 대신동 김옥길기념관에서 만났다.

- 전통에 방점을 찍었다.

 “현대건축에 전통적 요소가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를 찾아본 책이다. 내 작품을 주로 소개했지만 전통 건축을 어떻게 이해하고 차용해야 하는지를 얘기했다. 전통은 문화의 유전자다. 우리가 유전자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또 그 안에 갇혀서도 안 될 것이다.”

 - 그 핵심이 '공간열기'인가.

 “그간 내 건축의 화두는 '없음'이었다. '없음'은 곧 '열었다'는 뜻이다. 예컨대, 한옥을 보면 실제로 방들의 크기는 매우 작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안에서 작거나 답답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그 공간은 경계가 없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현상설계 심사를 해보면, 일반인들은 공간에 대해 '답답하다' 혹은 '시원하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한국식 공간감이다. 시원하다는 게 뭔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 건축은 땅의 일부가 되는 것, 자연의 공간에 이어지는 것이었다.”

서울 논현동의 오피스빌딩 '어반 하이브'. 직경 1m 가량의 원형 구멍은 도시를 망원경으로 탐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신동연 기자]

 - '어반 하이브'(서울논현동)는 모던하다. 전통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 건물 외벽의 콘크리트 구멍을 장식용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해다. 실제로는 건물 내부 공간을 최대한 시원하게 확보하고, 바깥 풍경을 좀 다르게 보기 위한 것이다. 전통건축에서는 안에서 밖을 보는 것, 즉 내부에서 느끼는 감각이 중요하다. 김옥길기념관도 동일한 원리로 설계했다. 공간 자체를 이분법적으로, 즉 안과 밖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세상을 하나로 연결해 보는 동양적 사유의 확장이다.”

 - 현재 한국 건축의 위상은.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제는 '양'이 아니라 '질'로 승부해야 한다. 대량생산의 시대는 지나갔다. 건축에 대한 한국인의 가장 큰 오해는 '내 땅에 지은 것은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다. 길거리에 있는 건물을 봐라.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보는 것이고, 또 사는 곳이며, 일하는 장소다. 게다가 한 번 만들어지면 수십 년간 간다. 아무리 사적인 건물이라도 공공성을 갖는다. 한국사회는 말로는 '우리 동네''우리나라' 하면서도 건물을 대할 때는 유독 '내 것'만 앞세운다. 건축물은 동시대, 그리고 후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좋은 건축은 좋은 생각에서 나온다.”

 - 대중과 소통을 강조했다.

 “좋은 건축이 나오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건축을 이해해야 한다. 40년간 설계 일을 해오고 7년간 강의를 병행해왔지만, 두 분야에서 과연 소통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건축은 건축가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다. 설계를 하는 일보다 건축주를 설득하고, 관청과 다투고, 시공사를 이해시키는 게 더 힘들었다.”

 - 건축가들도 달라져야 한다.

 “그렇다. 지난 수십 년간 수많은 아파트가 지어졌지만, 건축가들의 참여는 봉쇄돼 있었다. 시공사만 부각됐다. 건물은 있으나 건축이 없었다. 그래서 모두가 '붕어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부터라도 건축가는 새로운 주거유형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치열하게 해야 한다. 건축가는 도면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다. 시대를 읽고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실마리를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

 - 한국 건축의 해외 진출 요구도 높다.

 “한국 기업들이 외국에 나갈 때 우리 건축가들에게 기회를 많이 줬으면 한다. 한국의 건설기술뿐만 아니라 디자인도 수출할 때다. 그 동안 한국 기업들은 해외 프로젝트에 한국 건축가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에 인색했다. 한국 건축가들도 이제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했다. 우리의 개성을 보이지 못하면 한국 건축은 없다.” 

글=이은주 기자 

사진=강정현·신동연 기자

◆김인철
=1947년 경남 진해 태생. 홍익대 건축학과·국민대 건축대학원. 1971∼85년 엄덕문 건축사사무소 근무. 86년 인제건축 대표. 95년 아르키움 대표. 2003년 중앙대 교수. 경기 파주시 웅진씽크빅 사옥(2007) 설계로 김수근문화상·한국건축문화대상·건축가협회상 수상, 어반하이브(2008) 설계로 건축가협회상·서울시건축상 대상 수상, 저서 『김옥길기념관』(1999), 『대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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