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린다

[한글 디자인 명인전] 한글의 아름다움 세계에 알린다

이상봉, 정병례, 전성근, 이건만 4인 4색 작품 하나로 조화 (주간한국, 2011년 1월 27일)

정병례 '한글 전각화'

이상봉 '풍선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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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만 '기와백'

전성근 '무토도자'

한글을 주제로 4명의 작가들이 특별한 전시회를 열었다. 지난 19일 인사동 갤러리 토포하우스에서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전각 예술가 정병례, 도예가 전성근, 디자이너 이건만 등이 한글을 디자인한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한글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이름을 얻고 있는 작가들이다. 이상봉은 한글을 패션과 접목시켜 세계적으로 주목을 끌었다.

2006년 파리 프레타포르테 컬렉션에서 선보인 한글이 새겨진 옷은 패션계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이후 세계 패션쇼에 선보이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글 문양이 디자인된 의상과 넥타이, 스카프 등과 함께 행남자기에서 만든 한글 자기세트도 전시된다.

고암 정병례는 한글 재창조작업을 통해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은 돌, 나무, 영상 등 아날로그와 디지털 기법이 첨가되어 평면과 입체적 표현을 비롯한 설치예술과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응용된다. 이번 전시회에는 '둥그런 마음으로'연작을 전시한다.

국내 도예가 중 이중투각과 조각기법에서 명장으로 손꼽히는 무토(撫土) 전성근은 이번 전시회에서 작가의 특장인 입체 조각과 투각기법으로 한글 자음 모음 연작을 비롯한 이중 투각 항아리, 투각 화병 등을 선보인다.

이건만 디자이너는 국내 최초로 한글 자모음을 바탕으로 디자인한 한글 모노그램(문자들이 얽혀 있는 문양)을 이용해 다양한 패션잡화 제품들을 내놓으며 한글의 명품브랜드화를 이끌어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넥타이와 스카프 등 실크제품과 핸드백, 각종 지갑, 벨트 등 액세서리 등을 보여준다.

4인의 한글 디자인전은 한글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는 공통점 외에 각각의 작품을 관통하는 작가들의 철학이 한글이 지닌 정체적 고유성과 맞닿아 있는 점에서 주목된다.

한글은 '하늘(ㆍ), 땅(ㅡ), 사람(ㅣ)'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창제됐다. 다시 말해 한글에는 고유한 우주 철학, 원리가 배어 있다. 이는 이상봉이 소나무, 매화, 한복 등 한국적 모티프를 디자인에 활용하고, 정병례의 전각이 산의 직선과 강의 곡선이 어우러진 자연에 바탕하며, 전성근의 도예가 흙과 물과 불이라는 자연의 단위로 빚고, 이건만이 한글의 다양한 변주로 제품을 만드는 기반들이 한글의 원리와 상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한류전략연구소 신승일 소장은 "조화하지 않을 것 같은 네 작가의 작품 세계가 한글이라는 주제로 어우러지고 상승효과를 내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전시회가 한글 한류의 초석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각자 분야에서 성공한 4명의 작가가 한글을 모티프로 브랜딩하고 예술적 수준으로까지 승화시킨 작품을 통해 세계인들이 한글의 아름다움을 인식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과 제품은 현장에서 판매하기도 한다. 한류문화산업포럼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2월 1일까지 계속된다. 02)734~7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