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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이 빠진 한글 마루지 사업

hallyuforum | 2014.10.08 15:03 | 조회 336
조회 : 763  

광화문이 빠진 한글 마루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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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승일 소장

 

요 몇 년 동안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한글과 관련된 사업을 몇 가지 추진하고 있다. 광화문 광장의 세종동상과 <세종이야기> 전시관, <한글박물관> 건립사업 등이 그것이다. 새해 들어서 서울시는 세종대로 일대를 한글 브랜드화하는 '한글 마루지' 사업을 내놓았다. ‘마루지’는 영어의 랜드마크에 해당하는 뜻이라고 하니 역사·문화·관광의 중심지인 광화문 일대가 어떻게 변할지 결과가 주목된다.

 

'한글 마루지' 사업은 세종 탄신지인 통인동 일대와 광화문에서 세종로 4거리에 이르는 주변 지역 47만㎡(14만 2천 평)에 한글 11,172자 마당 조성, 세종 생가 복원, 주시경 기념공원 조성, 한글사랑방 설치 등을 포함한다. 도로표지판과 각종 시설물, 상점 간판의 표기가 모두 한글로 바뀌는 '한글특구'가 생겨난다.

 

만약 서울시가 하드웨어적 시설 건립에만 신경 썼다면 구시대적 정책으로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외국관광객에게 한글 이름을 써서 표구해 주기, 한글디자인을 살린 도로시설·표지판 등의 공공디자인 및 픽토그램 공모전 개최, 한글 독음(讀音) 프로그램 개발, 세종 국제학술대회 개최와 세종대왕 문해상(文解償)의 국내 유치 등 소프트웨어적인 운용정책이 함께 시행될 것이라고 하니 반갑고 기대된다.

 

그러나 이 '특구'에 경복궁이 제외되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우리 민족이 세상에 내놓을 찬란한 문화유산이자 최고의 문화상품인 한글이 창제되고 반포된 곳이며 한글의 얼이 살아 숨 쉬는 곳이 바로 경복궁이 아닌가? 세종대로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 시작한다. 광화문은 이번 '한글 마루지' 사업의 지리적 경계선에 있지만, 광화문 현판은 지금 재제작 문제로 국민적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세종동상을 바라보며 저 멀리 북악산의 운치를 즐기던 외국인 관광객의 시선이 <門化光>이라 쓰인 현판에 머물러 무슨 글자냐고 물어온다면, 누가 무슨 설명을 해 줄 것인가? 외국인 관광객 1천만 시대를 곧 맞이할 것인데, 똑같은 질문은 수없이 반복될 것이다. 이 문제는 한자 현판을 고집하는 문화재청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온통 한글이 꽃핀 '한글특구'에서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에 매료된 외국인 관광객에게 궁색한 말로, 고종 당시의 현판 모습을 '쌍구모본' 방식으로 디지털 복원한 IT기술의 승리라고 자랑할 것인가? 문화재청이 원형이라고 주장하는 한자 현판은 100년 전에 찍은 작고 흐릿한 사진을 디지털로 복원해서 본뜨고 색칠해 만든 복제품(클론)이다. 즉, 유일한 것이 아니라 무제한 복제가 가능한 것이며, 생명력과 물질적 연속성을 결여하고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최근 어느 칼럼에서 '문화는 고여 있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이 시대에 새로 세운 광화문의 현판에는 이 시대의 정신과 문화가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했다. 대한제국이 몰락해 가던 때와 G20정상회담을 치른 대한민국의 현 시점을 비교하건대, 과연 어떤 정신과 문화를 광화문 현판에 담아야 할 것인가?

 

'한글 마루지' 사업의 성공 여부는 광화문 현판 글씨가 최종적 역할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 '디자인 서울'이나 '한강 르네상스'가 큰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반해 '한글 마루지'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광화문 현판만이라도 한글로 쓸 수 있도록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건무 문화재청장과 담판을 했으면 한다.

 

훈민정음체, 월인천강지곡체, 당대의 명필, 고 박정희 대통령의 한글현판 등 대안은 많다. 그래도 안 되면 국민공청회 등을 거쳐 시대정신을 담은 현판이 무엇인지에 대해 공론을 모았으면 한다. '현판 제작위원회'에 글씨 전문가도 포함시켜야 한다. 제작한 지 석 달도 안 돼 현판에 균열이 간 것은 광화문 앞에 앉아 계신 세종대왕께서 그런 일을 하라고 시간을 벌어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신승일 한류문화산업포럼 회장,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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