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관광이 성공하려면

한류관광이 성공하려면

'소녀시대'를 비롯한 한국의 걸그룹들이 일본에 2차 한류의 불을 붙이고 있다. 또한 한류 드라마 속의 한옥과 사찰에 대한 관심이 고택체험과 템플스테이로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안동이나 서울 북촌의 한옥 고택에서 묵으면서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명품관광으로 여긴다. 템플스테이란 전통과 불교문화의 원형이 잘 보존된 한국의 사찰에서 수행자의 삶과 사찰의 일상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불, 참선, 108배, 발우공양, 명상, 다도 등을 체험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찾고 산사에서의 자연미에 젖어든다. 작년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외국인은 약 2만 명인데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

세계 25개국 119개 지역이 가입한 슬로시티(slow city)에 우리나라는 신안 증도, 완도 청산, 하동 악양 등 6곳이 가입돼 있다. 슬로시티는 느림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고유음식 등을 보호하면서 따뜻한 사회, 행복한 세상,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한다. 관광객들은 슬로시티의 '느린 삶'에서 행복과 평화를 찾는다. 최근에는 '평화누리길'로 명명된 DMZ 생태탐방 코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소백산 자락길 등 걷기코스가 현대인의 레저욕구에 부응하여 각광받고 있다.

위에 열거한 녹색관광이 성공하려면 첫째, 친환경, 체험, 웰빙, 삶의 질 추구 등 관광 트렌드를 반영해야 한다. 둘째, 지역 문화유산, 음식과 특산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줌으로 감동을 주고 차별화해야 한다. DMZ 탐방코스에는 철책, 철새도래지, 한강포구, 임진각, 철도중단점과 유적을 두루 만날 수 있다. 12개 코스 182㎞ 곳곳에 담겨있는 역사, 전설, 유래 등 이야기를 들려주면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울린 명품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성지순례길도 중세부터 성 야곱에게 기도를 드리기 위해 떠나는 순례길이란 이야기 때문에 유명하다.

안동지역에서 450년 만에 출토된 <원이 엄마의 편지>는 애틋한 부부애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설과 영화,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제대로 홍보한다면 관광객들이 부부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서약하는 장소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로렐라이 언덕은 '요정과 뱃사공' 이야기로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부여 낙화암도 '3천 궁녀'의 전설 이야기로 세계인에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가 깃든 관광지는 사진이 아니라 가슴에 저장되어 재방문을 유도하고 입소문으로 퍼진다. 독일에는 6천 종의 맥주가 있다. 우리도 고을마다 맛이 다른 햅쌀과 샘물로 만든 '떼루아' 막걸리가 있다. 일본의 침입을 막으려 쌓았던 동래산성의 300년 전통 '산성 막걸리,'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배다리 막걸리' 등 이야기가 담긴 막걸리는 배를 채우면서 가슴도 적신다. 지역문화 이야기가 깃든 한류관광은 한국의 매력적인 이미지를 세계인의 가슴에 심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