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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일의 한류이야기 3] 둘레길 걷기: 배려하고 절제하고 보존하자

hallyuforum | 2014.10.08 22:24 | 조회 392
조회 : 482  

둘레길 걷기: 배려하고 절제하고 보존하자 (천지일보, 2010년 11월 6일)

 

요즘 걷기운동 열풍이 불면서 둘레길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아니 올레길과 둘레길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사람들이 걷기운동에 몰두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는 걷기운동이 국민건강을 위해서 여러모로 유익하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몰리는 사람들 때문에 자연이 망가지고 황폐해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건강과 웰빙을 위하여 걷는다지만 생태계를 파괴하고 지역민과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지양해야 할 점이다.

 

지난 9월 5일 KBS2에서 지리산 둘레길이 방송된 이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몰리면서 갖가지 부작용이 양산되고 있다. 특히 강호동 은지원이 다녀간 인월~금계 구간은 주말이면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라 한다. 평소보다 수십 배 많은 탐방객이 몰려 남원이나 임실 지역의 마을은 주차장으로 변했고, 버리고 간 쓰레기와 막걸리 병이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새벽부터 도착한 걷기꾼들은 소란을 피우며 마을 주민들의 새벽잠을 깨운다. 산천에 깃든 생물들도 안식을 취하지 못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계곡과 하천엔 쓰레기가 쌓이고 농작물 피해로 주민들의 불평이 대단하다.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면서 자연과 교감하도록 만든 둘레길인데 관광지처럼 변해버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은 저하되고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이 뿐 만이 아니다.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자, 하루 3백 명이 찾던 양동마을에 3천 명이 찾는다는 소식이다. 하회마을에 살던 노부부 중에는 아예 문을 닫고 외지로 이사 간 세대도 많다고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벌컥 문을 열어대는 관광객 때문에 살 수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나이에 무슨 호강을 하겠다고, 돈을 더 벌기 위해 여기를 지킬 것이냐'라면서 삶의 터전을 버리는 노인들에게 우리는 무슨 면목으로 관광산업의 대의를 댈 것인가?

 

슬로시티도 마찬가지다. 지난여름 완도 청산도엔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영화 ‘서편제’의 배경이 되었던 황톳길에서 진도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을 흥얼거리고 드라마 ‘봄의 왈츠’의 배경이었던 언덕에선 바다를 바라보며 ‘느림의 미학’을 맛보려던 관광객들은, 아수라장으로 변한 선착장과 시멘트 길로 변한 도로에서 '슬로시티'가 아니라 '크라우드 시티'임을 절감해야 했다.

반면 북한산 우이령 길처럼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입장객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우이령 길은 지난 수십 년 간 통제했다가 최근 일반에게 공개하면서 하루에 1천 명만 입장시키고 있다. 잉카제국의 유적지인 공중도시 마추픽추엔 하루 400명의 입장객만 받는다고 한다. 인류사적 문화유산의 보존가치는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역의 돈황 막고굴 역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고건축ㆍ조소ㆍ벽화 등 세 가지가 서로 결합한 종합적인 예술 공간이며 세계 최고의 불교예술의 보고이다. 1천년 동안 1천여 개의 굴을 조성하여 현재 그 반 수 정도가 잔존하지만 훼손방지를 위해 하루 8개 굴 정도만 관람시키고 있다. 그 중 한 석굴은 올해 가을부터 일반인의 참방을 영구히 배제시킨다고 한다. 막고굴의 보호유지 문제는 현지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인류 모두 심각하게 대처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입장객 숫자나 관광 수입처럼 눈에 보이는 척도보다는 생태계 보호, 지역문화의 활성화, 지역 주민과의 조화, 문화유산의 보존과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잣대가 관광정책의 더 중요한 잣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걷기운동이든 관광이든 절제하고 배려하며 조화하고 보존하는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산하엔 우리가 지켜야 할 생태계와 많은 동식물이 있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았지만 후손에게서도 빌려 쓰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신승일 한류문화산업포럼 회장,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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