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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깨사-튀는 국악공연 펼치는 경기소리꾼 이희문 씨

hallyuforum | 2014.10.08 22:16 | 조회 429
조회 : 499  

출처옛몸새꽃 -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 발전 | 느티나무

원문http://cafe.naver.com/beobgochangsin/2779

판깨사-튀는 국악공연 펼치는 경기소리꾼 이희문 씨

[동아일보] “대중음악 하던 ‘끼’ 살려, 우리소리 ‘맛’에 빠지게”

공연장 밖에서는 첫 만남이었다.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내 커피숍에 들어서는 경기소리꾼 이희문 씨(34)의 모습은 회색 재킷에 스누드(넓은 머플러)와 부츠, 500원짜리 동전만 한 큰 반지까지, 딱 일본 신주쿠를 배회하는 ‘노는 청년’ 같았다.

“복장이 튄다”고 말하자 그는 웃었다. “하하∼ 국악 처음 할 때는 선생님들이 혀를 끌끌 차셨어요. 그런데 전 이게 편하거든요. 국악 한다고 꼭 두루마기 입을 필요는 없잖아요.”

○ 가수 지망생에서 뮤직비디오 제작자로

어릴 적엔 가수 민해경의 팬이었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소년의 가슴을 뛰게 했다. 가수가 못 된다면 백댄서도 좋았다. 매일 서너 시간씩 춤 연습에 매달렸다. 그런 그도 홀어머니 고주랑 씨(63) 앞에서는 작아졌다. 중요무형문화재 경기 12잡가 이수자인 어머니는 “예인의 길은 힘들다”며 말렸다. 그래도 대학(단국대 동물자원학과) 입학 후엔 유명 연예기획사에 연습생으로 들어갔고 학업은 뒷전이었다.

1998년 군에서 제대한 뒤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일본 유학길에 올랐다. 뮤직비디오 제작자가 되고 싶었다. 2000년 일본 동방방송전문학교에 들어간 그해 말 지역 비디오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 당시 인기그룹인 ‘미스터 칠드런’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 회사에서 채용 제의도 받았다. 하지만 운이 없었다. 대학 담당자의 실수로 유학비자를 취업비자로 바꿀 시기를 놓쳐 강제출국당했다. 2003년 한국에 돌아와 김종국의 ‘사랑스러워’ 등 뮤직비디오 제작 일을 계속했다.

○ 늦깎이 국악인으로

국악인으로의 갈림길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경기민요 명창 이춘희 씨와 국악공연을 보다 우연히 가락을 흥얼거린 것이 이 씨의 눈에 띈 것. 이튿날 그를 부른 이 씨 앞에서 그는 ‘긴 아리랑’을 구성지게 불렀고, 이 씨는 한마디 했다. “얘, 너 아무래도 소리해야겠다.”

어머니의 배 속에서부터 들었던 국악을 20대 후반에 그렇게 다시 만났다. 어릴 적부터 틈틈이 소리도 배웠기에 습득은 빨랐다. 이 씨 아래서 하루 8∼9시간씩 연습에 매달렸고, 5개월 연습 후 처음 참가한 2003년 10월 경서도 소리공연대회에서 은상을 받았다. 2006년에는 ‘온나라국악경연대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시작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국악은 제 팔자였나 봐요.”

30대 중반인 그의 소리가 정점에 달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는 대중음악 작업 경험(가수 지망생, 뮤직비디오 제작자)을 살려 새롭고 즐거운 국악을 들려준다.

그가 7월 무대에 올린 ‘황제, 희문을 듣다’는 ‘옴니버스 국악 뮤지컬’로 부를 만하다. 이 무대에서 그는 경기소리 명창이자 재담의 대가인 박춘재(1881∼1948)의 궁중 연희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 각 지역 장사꾼의 얘기를 다룬 ‘각색 처녀 장사치, 흉내’에선 사회자로 변해 여성 장사꾼들을 소개한다. “마장리 처녀를 한번 만나볼까요”라고 말하면 ‘마장리 처녀’가 나와 “사랑합니다. 고객님 어떤 미나리를 원하십니까? 봄미나리 1번 가을미나리 2번 돌미나리는 3번 나리나리 개나리는 4번 다시 들으시려면 샵버튼….” 하고 전화 안내원을 흉내 내 웃음을 유발한다. 1960년대 ‘한양합주단’의 모습은 카페에서 치근거리는 남자와 도도하게 이를 받아지는 여자의 모습을 통해 한 편의 콩트로 재현했다. 국악에 생소한 관객들도 익살스러운 장면에 자연스레 몰입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그를 가르친 이춘희 씨는 “국악의 변천사를 잘 조명해 천박하거나 유치하지 않게 공연으로 이끌어 낸 점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저는 역사 속의 재료들을 바탕으로 각색을 해 관객들의 입맛에 맞게 포장을 하는 거예요. 재미있고 신선하게 만들어 관객들이 우리 전통을 멀리하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새롭지만 전통 잃지 않는 국악 추구

최근 퓨전국악, 월드뮤직이란 이름으로 여러 신세대 국악인이 활동 중이지만 일부에선 국악이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씨의 음악은 이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다. 국악작곡가 이태원 씨는 “서양음악에 함몰되지 않고, 기존에 알고는 있었지만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전통음악을 끄집어낸다. 대중음악 경험을 살려 국악을 대중에게 친숙하게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평했다.

그는 경기소리 프로젝트그룹 ‘나비’를 만들어 연출가로도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움집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옛날 경기지역에선 농한기에 사람들이 땅을 파고 만든 움집에 소리꾼들을 불러 소리를 청했는데 이를 재현하는 무대다. 무용과 영상을 국악과 접목시키는 데도 그는 관심이 많다. “찾아보니 할 게 많아요. 전통이 좋아도 옛것만 답습하는 것은 재미가 없지요.”

이제 조금씩 이름이 알려지고 있지만 그는 말한다. “저는 ‘메이저’가 되기보다는 계속 마이너로 머물고 싶어요. 이름이 알려질수록 기대도 커지고 작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것저것 새롭게 시도할 수 있는 지금이 좋습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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