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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일의 한류이야기 5] 광저우의 치파오를 보고 한복 세계화를 생각한다

hallyuforum | 2014.10.08 22:10 | 조회 427
조회 : 627  
광저우의 치파오를 보고 한복 세계화를 생각한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연 돋보인 것은 시상식 도우미들이 입고 나온 치파오다. ‘리이 메이뉘(禮儀 美女)’로 불리는 8등신 미녀들이 입고 나온 파도 무늬가 그려진 치파오가 아시아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치파오는 원래 만주족 여인의 전통 복장을 개량한 옷으로 1929년 국가 예복으로 확정됐다. 문화대혁명 기간 중에 자취를 감추었다가 베이징 올림픽 때 화려하게 부활했다. 

치파오는 몸에 딱 맞도록 만든 원피스 옷으로, 치마에 옆트임을 주어 실용성과 여성미를 강조한다. 특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도우미들이 입는 치파오는 얇은 소재로 몸에 달라붙어 도우미들의 몸매와 속옷 라인이 그대로 드러났지만 “야하다”는 선정성 비판보다는 전통의 현대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의 기모노는 맨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문양을 자랑하는 ‘감춤’의 옷이다. 

반면 한복은 ‘선의 미학’을 갖춘 옷으로 한옥의 처마처럼 날렵한 곡선과 동정의 직선이 조화를 이룬다. 이처럼 동북아 3국이 각각 개성 있고 독특한 매력이 담긴 전통 의상을 가지고 있는데 유독 한국의 한복만이 세계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복은 화려한 색상과 단아한 자태로 시각적으로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2007년 미스유니버스 대회에서 이하늬가 ‘최고 전통 의상상’을 받은 것이 그 증거다. 지난 2005년 APEC 정상회담 때, 세계 각국 정상들이 색색의 두루마기를 곱게 갖춰 입고 기념사진을 찍은 것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었었다. 

이번 G20 행사 때에도 외국 영부인들을 대상으로 한복을 선보인 행사가 있었는데 찬탄을 금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처럼 한복은 일차적으로 시각에 호소하기 때문에 직접 맛보고 경험해야 하는 한식이나 한옥에 비해 파급이 쉽다.

일본은 자국을 방문하는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정치인들에게 기모노를 입히는 행사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외국인들이 기모노를 입은 자국 연예인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보며 얻게 될 홍보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한복을 입고 기자회견을 한다면 어떨까? 

국가 공식 행사나 외국인을 초청하는 행사에 주요 인사들이 한복을 갖춰 입음으로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대통령 취임식 때도 대통령 내외가 한복과 두루마기를 입고 선서하는 것은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세계에 알리는 외침이기도 하다.

싱가포르항공을 타 본 사람은 승무원의 유니폼이 싱가포르 고유의 스타일과 무늬를 전승한 복장임을 알게 된다. 태국, 필리핀과 몽골항공의 승무원 유니폼도 고유의 전통의상이다. 그러나 한국항공사 승무원의 복장에서는 한국의 정체성을 찾아내기 힘들다. 

일본 전통의상인 유카타는 원래 목욕 후에 입는 옷이었지만 현대적으로 개량해 요즘은 젊은이들이 애용한다. 마쯔리를 구경하는 젊은 남녀들이 즐겨 입는 것을 볼 수 있다. 베트남에서는 아오자이를 입고 자전거를 타는 소녀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한국의 한복은 어떤가? 명절에나 꺼내 입는 불편한 의복으로 인식되고 있지 않은가?

주몽 등 역사 드라마에 나오는 고구려인이나 부여인의 복식을 보면 활동하기 편한 디자인에 기능성을 갖추고 있다. 무용총 벽화에 나오는 고구려 무희의 복식은 화려하지만 다이내믹한 활동성을 보장한다. 전통의상을 간편하고 맵시 있게 현대화하면 우리 젊은이들도 즐겨 입을 것이다. 

진정한 전통이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옛것에 바탕을 두되 근본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대적으로 융복합하여 새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옛것을 있는 그대로 고집하는 것은 ‘전승’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전승도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통은, 시대성을 함유하고 타 문화와의 교류 접목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선보인 치파오 역시 만주족 전통 의상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 아닌가? 우리 한복이 세계화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 전통적인 미를 간직하면서도 현대를 아우르고, 한국적인 것과 탈민족적인 요소를 가미한 한복들이 끊임없이 시도되는 가운데 한복은 어느새 세계인과 친근한 의상이 되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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