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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일의 한류이야기 4] 왓소 마쓰리와 왕인 드라마 (천지일보, 2010년 11월 13일)

hallyuforum | 2014.10.08 22:13 | 조회 465
조회 : 508  

왓소 마쓰리와 왕인 드라마

 

올해 11월에도 어김없이 일본 오사카의 시텐노지(四天王寺)에서는 ‘왓소 마쓰리’ 축제가 열렸다. 고대 한반도에서 건너온 손님들을 환영하는 모습을 재현한 이 축제는 한국어가 어원인 ‘왔소’에서 기원했는데, 고대 한국으로부터 왕인 박사를 통해 문자문화가 온 것을 기리는 일본의 대표적인 한류축제다.

 

‘왓소 마쓰리’에서는 쇼토쿠 태자 등 4000여 명이 옛날 복식을 한 채 가장행렬을 펼친다. 4세기경에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일본으로 건너간 왕인 박사는 일본인들에게 글을 가르쳐 학문과 인륜의 기초를 세웠으며, 공예를 전수하여 일본인이 큰 자랑으로 여기는 아스카 문화의 원조가 되었다. 함께 건너간 도자기공과 기와공, 직제공과 제철기술자도 고대 일본의 문물에 크게 기여했다. 쇼토쿠 태자가 시텐노지의 건축 책임을 맡긴 사람도 백제인 건축 기술자들이었다. 몇 차례의 화재와 복원을 거듭했지만 시텐노지의 경내를 걷다 보면 백제인들의 혼을 느낄 수 있다.

 

올해는 특별히 고대 백제 음악의 진수인 ‘금동대향로 오악사 공연’이 일본에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지난 11월 7일 오사카의 나니와궁에서 고증을 통해 재현된 완함(阮咸) 백제고(百濟鼓) 백제금(百濟琴) 백제적(百濟笛) 소(簫) 등 금동대향로 오악기 연주를 통해 ‘산성의 아침’ ‘백제여! 향로여!’ 등 백제 음원 재현곡 3곡을 연주했다. 백제의 대표적 유물을 통해 찬란했던 백제 문화를 되새겨볼 수 있는 기회였다.

 

일본의 한류는 멜로드라마인 <겨울연가>에서 시작하여 <대장금> <주 몽> <선덕여왕> <추노>등 역사물과 첩보물인 <아이리스> 등이 맥을 잇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등 걸그룹이 한류의 새로운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런데 한일문화교류의 첫 장을 연 왕인 박사를 주제로 한 드라마는 왜 없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백제 왕족과 쇼토쿠 태자가 등장하고, 왕인을 비롯한 많은 학자와 기술자가 학문과 기술을 가르치며 고대 한국과 일본 간의 문화교류를 진작시킨 내용을 드라마로 엮으면 따뜻한 역사 드라마가 나올 듯하다. 21세기 들어와서 전 세계를 풍미하고 있는 한류도 기원을 따지면 왕인이 시초라고 할 수 있다.

 

왕인 박사의 고향 전라남도 영암군 구림마을에서는 해마다 4월에 ‘왕인문화축제’가 열린다. 왕인 박사유적지, 영암읍의 100리 벚꽃길, 생가 터, 왕인 박사가 공부한 주지봉 기슭의 문산재, 월출산 중턱의 책굴, 일본으로 건너간 상대포 나루터 등 옛 정취를 느껴 볼 수 있는 장소가 많다. 올해도 ‘왕인 맞이’ 개막행차와 ‘왕인 박사 일본 가오’라는 테마 퍼레이드 등 다양한 행사를 치렀다. 바로 왕인 드라마의 배경과 재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다시, 시텐노지로 돌아가 보자. 시텐노지 건축에 참여했던 백제인 유중광(柳重光)은 ‘곤고구미(金剛組)’란 기업을 창립한 사람이다. ‘금강’은 유중광이 일본의 왕에게 하사받은 성씨이다. 1400여 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는 곤고구미는 에도시대에 이르기까지 관영 사찰과 시텐노지 전속으로 봉록을 받는 건축장인 집단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곤고구미는 오사카성이나 호류지 등의 개축에도 참여했고 시텐노지의 오중탑이 무너졌을 때도 재건을 맡았다.

 

그러나 곤고구미는 심각한 경영난 끝에 지난 2006년 파산했다. 현재의 오사카의 곤고구미는 금강 가문으로부터 경영권을 사들인 건설회사의 소유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인 곤고구미의 역사와 그 장인들의 기술을 왕인과 연계한다면 흥미로운 드라마가 탄생할 것이다.

 

올해 9월 18일부터 한 달 동안 충남 부여, 공주, 논산 일원에서 펼쳐진 ‘2010 세계대백제전’은 교류왕국 백제의 진면목을 잘 보여줬다. 1300년 동안 잠들었던 동아시아 문명교류의 찬란한 빛이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이참에 한일 간 문화교류의 물꼬를 튼 왕인 박사를 재조명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든다면 양국 간 문화교류에 큰 이바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중문화 콘텐츠에 의존하는 한류보다 고급문화와 예술, 사상과 역사 등 한국인의 혼과 내재적 심상을 보여줄 수 있는 고급한류 콘텐츠로 ‘제2의 왕인시대’를 열어갔으면 한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한류문화산업포럼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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