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결산> 세계에 알린 한국 문화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세계에 한국 문화와 역사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자부심과 자신감을 드러낸 무대이기도 했다.

지난 11일 저녁 국립중앙박물관에 마련된 정상 만찬장은 한국 문화의 상징물인 국보급 문화재들 중에서도 엄선된 명품 10여점이 '한국의 미(美)'를 뽐낸 '명품 경연장'이었다.

경주 황남대총 출토 신라 금관 유물세트(국보 191ㆍ192호), 백제 금속공예의 절정을 보여주는 부여 능산리 출토 금동대향로(국보 287호), 세계에 자랑하는 금동반가사유상 2점 중 국보 83호, 세계 최고 금속활자인 초조 대장경(국보 272호), 물가풍경무늬정병(국보 92호) 등 고려청자 2점, 백자매화대나무무늬항아리(국보 166호) 등 조선백자 2점 등 평소 보기 힘든 명품 중의 명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또 우리 민족 최고의 발명품으로 꼽히는 훈민정음의 서문 이미지 패널, 조선 백자예술의 독특함을 드러내는 달항아리 미디어아트 작품도 전시됐다.

11일 정상 부인들을 위해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주최한 환영만찬이 열린 한남동 리움미술관도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한국문화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프랑스출신 세계적 건축가 장 누벨이 설계한 뮤지엄 2의 현대미술 전시장인 지하1층에 마련된 만찬장에는 영국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대작 '죽음의 춤'을 비롯해 앤디 워홀의 '금빛 메릴린'과 독일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중국작가 쩡판즈의 작품이 한국작가 백남준의 비디오아트작품 '파우스트', 이우환의 '관계항'과 나란히 설치됐다.

만찬 후 정상 부인들은 스위스 건축가 마리오 보타가 한국의 도자기를 본떠 설계한 뮤지엄 1(고미술관)을 들러 '청자진사연화문표형주자'(국보 133호), '청화백자매죽문호'(국보 219호)',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등 이름난 고미술 컬렉션을 감상했다.

12일 창덕궁과 돈암동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정상 부인들을 위해 마련된 일정들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창덕궁에서 열린 패션쇼에서는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와 김영석씨의 작품 24벌이 소개돼 박수갈채를 받았고, 한국가구박물관도 전통 한옥과 전통 목가구의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정상회의가 열린 코엑스에서도 각국 정상과 경제인, 언론인이 한국 문화를 단시간에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행사가 이어졌다.

코엑스 MPC 북서쪽 카페테리아 맞은편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물 '지속되는 한국의 목소리'(Enduring Voices of Korea)가 상시 상영돼 한국 조각보의 아름다움, 설악산과 한라산 등의 풍경, 세계 곳곳의 한류열풍, 서울의 역동적 모습 등이 소개됐다.


또 프레스센터 입구에는 첨성대 모양으로 LED 전광판을 쌓아올린 대형 '미디어첨성대'가 설치됐고 코엑스 내 공연장에서는 한국 전통 타악 리듬에 현대적 스토리를 입힌 '난타' 가 무료로 공연됐다.

프레스센터 카페테리아 옆에는 한국문학을 감상할 수 있도록 소설가 황석영, 김영하, 이문열, 은희경 등의 인기 소설, 조선후기 고전소설과 시인 김선우의 시집 등이 비치됐다.

내외신 기자들을 위한 프레스 투어에도 서울의 역동적인 경제현장과 첨단 미디어기술을 보여주는 코스와 함께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선정릉, 봉은사, 국기원 등 한국 역사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는 장소들이 포함됐다.

코엑스 동문 쪽 로비의 IT 한국 체험관에서는 3D 입체영상으로 경주 불국사,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해인사 팔만대장경, 제주도, 창덕궁 등 유네스코 문화유산도 소개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또 코엑스 건너편 봉은사에는 12일 오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가 약 20분간 방문해 경내를 둘러보고 한국 전통사찰의 분위기를 맛봤고, 은평구 진관사는 지난 10일 저녁 G20에 맞춰 방한한 세계 종교인들에게 한국 전통사찰음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