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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11, 12일 열린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는 특급호텔에 ‘한식 바람’을 불어왔다. 외국 손님들에게 제공할 만한 한식 메뉴를 개발해 속속 선보인 것이다. 그동안 한류 열풍이 한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났지만 우리 고유의 문화와 한식을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특급호텔에서조차 한식당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현재 서울 시내 19개의 특1급 호텔 중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롯데,워커힐,르네상스,메이필드 호텔 4곳 뿐이다.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전통 한옥 인테리어로 꾸민 20층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에서 한식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특급호텔들이 새롭게 내놓은 한식 메뉴를 소개한다.》
○ 롯데호텔 무궁화-소반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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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의 메뉴는 단품 없이 정식 상차림 개념의 코스로만 구성했다. 식전 먹을거리, 찬 전식, 응이(죽류), 생선요리, 구이요리, 후식 등 각각의 코스가 소반차림으로 제공된다. 소반차림이란 3∼5가지 음식을 한 개의 큰 접시에 각각 담아 모아놓은 것을 말한다. 호텔 측은 1900년 조선 말기 음식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와 1942년 발간된 ‘우리음식’ 등 옛 문헌을 참조해 한상 차림 대신 서양 코스요리처럼 내놓는 서비스 방식을 채택했다.
6∼14코스의 소반차림으로 구성한 런치와 디너, 채식 코스 메뉴의 가격대는 5만5000∼25만 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이다. 25만원짜리인 ‘무궁화’는 14코스로 이뤄져 있다. 마른 과일과 채소, 견과류로 구성한 식전 먹을거리, 오미자 젤리에 얹은 연어 밀쌈, 캐비어와 가리비, 장어 등으로 구성한 ‘바닷속 낙원’, 삼계죽과 생선초회, 송로 게살 잡채, 쇠고기 말이와 유자 초간장, 바닷가재 떡볶이, 성게 찜, 한우등심구이, 토란탕, 증편과 참깨 아이스크림 등이다. 식기는 모두 전통 자기를 사용한다. 롯데호텔은 5억 원을 들여 음식을 돋보이게 하면서 한국의 전통미를 알릴 수 있는 그릇을 맞춤 제작했다.
○ 워커힐호텔 온달-궁중요리 상차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의 궁중요리 전문 한식당 ‘온달’에서는 G20 정상 배우자 오찬에서 선보인 ‘조선왕조 오백년’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조선왕조 궁중요리에 바탕을 두고 준비한 이 메뉴는 G20 식사 자리 가운데 유일한 정통한식 상차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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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피리얼팰리스 호텔-퓨전 한식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20층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에서 30일까지 G20 정상회의 기념 한정식 코스메뉴를 선보인다. 이곳은 한국의 전통 기와 가옥과 아궁이, 가마솥, 절구 등으로 꾸며 재래식 부엌을 재현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관계자는 “G20 회의 때 호텔에 머물렀던 브라질 정상이 찬사를 보낸 메뉴”라고 귀띔했다. 이 호텔은 G20 기념 메뉴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한정식 코스메뉴는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 3가지로 마련됐다. 가격은 7만2000∼9만30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이며, 하루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한다. 이 코스는 전복죽, 섭산삼, 잣즙 대하 냉채, 참깨소스 더덕 샐러드, 너비아니 구이, 된장에 재운 메로구이, 단호박 식혜 등 9∼10가지의 퓨전한식 메뉴로 구성했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외국인들의 입맛에 잘 맞도록 했다. 한상차림이 아닌 코스로 메뉴를 제공해 외국인들이 친숙하게 느끼게 했다.
클럽 임피리얼 라운지는 2005년부터 전통 궁중 한정식 코스 메뉴를 선보였는데, 올해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기존의 메뉴를 보강했다. 궁중신선로, 모둠산적, 삼색전, 대하찜, 자연송이 왕갈비구이 등 궁중에서 맛볼 수 있었던 16∼20가지의 한식 메뉴가 있으며 사랑, 장수, 기쁨 상차림 3가지가 준비돼 있다. 가격은 각각 16만5000원, 12만5000원, 8만2500원(세금 및 봉사료 별도)으로 3인 이상 주문 시 가능하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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