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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하늘이 내린 귀한 소리 - 세계무형유산 '판소리'

hallyuforum | 2014.10.06 19:19 | 조회 366
조회 : 378  
(차인지 5~6월호에 게재할 원고)
글 : 한덕택 (예문관 이사, 전통문화 평론가)
사 진 : 국립극장, 다음카페 '가얏고을'
UN산하 국제기구인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는 소멸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의 보존과 재생을 위하여 구전() 및 무형유산을 확인·보호·증진할 목적으로 선정한 가치 있고 독창적인 구전 및 무형유산을 세계무형유산(정식명칭은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에 중요무형문화재 제56호와 1호인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이 선정되었고, 2003년 판소리에 이어 2005년 강릉단오제가 3회 연속으로 선정돠어 우리 전통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드높였다. 특히 판소리는 세계에 유래가 없는 독특한 음악 양식으로 인정되어 많은 예술가들과 음악학자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판소리는 조선 중기 이후 남도지방 특유의 곡조를 토대로 발달한, 광대 한 명이 고수() 한 명의 장단에 맞추어 일정한 내용을 육성()과 몸짓을 곁들여 서너 시간에 걸쳐 노래를 부르는 민속예술형태의 한 갈래로 오랜 수련을 통해 득음의 경지에 이르러야 비로서 제대로 부를 수 있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예술분야이다. 또한 우리의 정서와 민속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문화의 보고이기도하다.
이처럼 세계가 인정하는 판소리가 이제 전통을 이어가려는 전승자의 부족과 변화하는 생활양식으로 인해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일부 공연장에서나 볼 수 있게 된 것은 문화의 다양성과 영속성의 단절이라는 면에서 여러가지 아쉬움을 준다. 하지만 아직도 전통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지난한 득음의 과정을 밟고 있는 예술가들이 있어 그나마 명맥을 이어간다는 것은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일이다.
남녘으로부터 봄소식이 한창이던 지난 3월말 좀처럼 뵙기 힘든 판소리 인간문화재 두분을 뵙고 그 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왔다. 먼저 찾은곳은 독립문역 인근에 위치한 흥보가 인간문화재 박송희 선생님의 전수소였다. 지난달 홍대앞의 공연장에서 인사드린것을 기억하시고 반갑게 맞아주셨다. 박송희 선생님과의 인연은 그 문하의 제자들의 소개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당일은 마침 문하의 제자들이 스승님과 동문들 앞에서 흥보가 연창 발표회를 갖는 날이라기에 반가운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단아하시면서도 절도있는 옷차림의 박송희 선생님께서 먼저 인사 말씀을 박송희 선생님께서 인사 말씀을 하신후에 먼저 단가를 들려주셨다. 스승이신 故 박녹주 선생님이 남기신 글로 작곡한 귀한 소리였다. 이어서 제자들의 흥보가 연창이 이어지니 첫 발표자는 박송희 선생님의 따님인 서진경 선생이셨다.아직 소리를 발표하기에는 부족한 늦깍이라고 하셨지만 아니리와 발림이 훌륭한 소리꾼이었다. 다음은 새색시인 김가나 씨의 소리로 어려서부터 배운 만만치 않은 소리 내력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흥보가 이수자인 민혜성 선생이 제비노정기와 가난타령을 불러주니 목이 잠겨 소리가 제대로 날지 걱정이라고 하셨지만 최선을 다해 소리를 불려주었다.
흥보가 연창을 마친후 성주풀이, 진도아리랑 등 민요도 함께부르며 즐거운 발표회를 마치고 발표회에서 소리를 부른 제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도 하고 미리 준비한 음식으로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서로 덕담을 주고 받는 모습이 참 편안하고 아름답게 느껴진 자리였다 특히 박송희 선생님께서는 발표회에 참가한 아들, 딸같은 제자들과 손주같은 제자들에게 시종 미소로써 대하시며 대견스럽게 바라보셨다.
이제 자리를 정리하고 또 한분의 명창을 찾아뵙기 위해 남산 국립극장으로 향한다. 소리판을 찾아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귀동냥을 하고 추임새를 하지만 눈대목(하이라이트) 위주의 공연이기에 늘 허전함을 느끼던중 마침 국립극장의 완창 판소리 무대 2009년 첫 공연이 있다하여 즐거운 발걸음으로 남산을 올랐다.
판소리 이론 및 해설에 정통한 유영대 예술감독의 기획에 늘 관객의 눈높이를 고려하여 정감있고 자상한 길잡이를 하시는 최종민 교수의 해설, 적벽가에 있어 독보적인 인간문화재 준보유자 김일구 선생의 소리와 당대 최고의 명고수인 정화영 선생과 박근영 선생의 북장단까지 그야말로 초호화 출연진이라 더욱 구미가 당겼다. 판소리 다섯바탕중에서도 적벽가는 특히 그 사설과 소리의 표현이 난해하여 제대로 부르는 명창이 많지않고 더욱 남자 명창의 소리는 귀하니 아무나 섯불리 부를 수 없는 귀하디 귀한 소리로 당대에 적벽가를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는 명창이라야 겨우 몇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득음의 경지에 이른 명창들만이 부를 수 있는 소리다.
특히 동편제의 박봉술제 적벽가는 유장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소리로 오늘 완창을 하는 김일구 명창은 소리는 물론이요 아쟁산조와 거문고 산조에도 일가를 이룬 국악계의 거목이다. 세시간의 공연은 좌중을 휘어잡는 김일구 명창의 카리스마와 속이 꼭찬 소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청중들을 몰입하게 하고 고수와 광대의 호흡이 맞을수록 장단을 희롱하고 관객들을 쥐락펴락 그야말로 신명넘치는 소리의 잔치판을 보여주었다, 특히 고수 박근영의 힘이 넘치면서도 소리와 하나가 되는 북장단은 부친이신 송원선생의 내공을 이어받은 그의 집안 내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앞으로 남은 여덟번의 공연에는 송순섭, 안숙선 등 명인들의 소리와 정회석, 전인삼등 중견 소리꾼들의 소리도 있다하니 더욱 멋진 소리판으로 우리 소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명품공연의 위상을 계속 지켜주었으면한다. 또한 후배의 소리를 격려하기 위해 찾아준 박녹주제 흥보가의 박송희 명창의 넉넉한 마음과 초롱초롱한 눈으로 세시간여를 지켜봐준 어린 소리꾼들에게서 우리 판소리의 미래를 짐작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울고 웃는 잔치판에 동참했으면 한다.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남산을 찾아 소리의 향기에 듬뿍 취해보길 권해본다.

(사진설명)
스승이신 박녹주 선생의 글에 곡을 입힌 단가 한자락을 들려주시는 박송희 명창
박녹주제 '흥보가' 이수자인 민혜성 선생의 '가난타령' 대목
발표회를 마친 제자들과 함께한 박송희 명창
딸같은 제자에서 손주같은 제자들까지 소리로 가족이 된 스승과 제자들
2009 국립극장 완창 판소리 무대 일정표
사자후를 토하듯 거침없고 힘찬 소리에 좌중은 고요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하는 김일구 명창, 70을 넘기신 소리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기백이 느껴집니다.
고수와 함께 혼연일체가 되어 좌중을 쥐락펴락하는 카리스마 정말 보기드문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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