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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차인지 봄호(3,4월) 원고 - 군자의 지조와 다향이 넘치는 오천 군자마을

hallyuforum | 2014.10.06 19:20 | 조회 402
조회 : 723  
(이글은 다도전문지 차인 봄호에 게재 예정인 원고입니다)
글 : 한덕택(예문관이사)
사진제공 : 오천 군자마을 전통문화체험관 김방식 관장님
항공사진으로 촬영한 오천 군자마을 전경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首都)를 자부하는 경북 안동(安東)은 율곡(栗谷) 이이(李珥)와 함께 조선 성리학의 큰 줄기를 이루는 퇴계(退溪) 이황(李滉)을 비롯하여 학봉(鶴峯) 김성일(金誠一),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 여헌(旅軒) 장현광(張顯光),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 등 많은 학자들과 명신(名臣)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도산서원(陶山書院), 하회마을을 비롯한 선비문화와 차전놀이, 하회탈춤, 놋다리밟기 등 다양한 전통예술이 오롯이 계승되고 있는 우리문화의 보고(寶庫)이다.

전국 문화재의 40% 가량이 경북지방에 있고 그중 40% 가량이 안동에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안동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역사와 문화의 도시이다. 안동을 찾을 때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듯 한복을 기품 있게 차려입은 어르신들과 낮은 담의 한옥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며 또한 아직도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의 선비문화가 살아 있음을 느낄 때는 묘한 감동과 호기심이 발동하곤 한다.
공부를 위한 문화답사와 일 때문에 자주 안동을 들리기에 안동에 대해선 남다른 친근감과 식견(識見)이 있다 자부했는데 몇 년 전 지인의 소개로 감추어진 안동의 진면목을 다시금 발견할 수 있었다. 안동시내에서 도산서원 방면으로 가다보면 와룡면(臥龍面) 오천리(烏川里) 아늑한 산자락에 자리 잡은 오천 군자(君子)마을의 광산김씨(光山金氏) 예안파(禮安派) 집성촌은 기개와 지조를 갖춘 선비정신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안동이 그동안 숨겨놓은 보물 같은 곳이다.
신라왕실의 후예인 광산김씨는 원래 전라도 광산의 토성으로 고려후기에 중앙(개성.송도)에 진출하여 벼슬길에 오르면서 명문으로 발전한 개경에 기반을 둔 가문이었는데 고려왕권이 망하면서 농수 김효로(金孝老)가 이끄는 한 파가 경상도 안동(당시 예안)으로 이주하였다. 동시대에 외손인 봉화(奉化) 금씨(琴氏)가 들어와 얼마 전까지 함께 살았으나, 1974년 안동댐 건설로 마을이 수몰되자 고택과 누각 정자 등 중요문화재를 현재의 위치로 옮겨 30년이 넘게 새로운 마을을 형성하였다.
광산김씨는 조선조 5대명문가라 일컬어질 정도로 많은 학자들과 명신들을 배출한 가문으로 서인(西人)계에서는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신독재(愼獨齋) 김집(金集) 등이 나왔으며, 안동으로 이주한 예안파에서는 퇴계문하에서 동문수학하며 높은 학식과 덕행으로 당대를 이끌었으며 선생의 생전사후를 통하여 도산서당에 출입하면서 학문과 경륜의 전수에 힘썼다. 이처럼 군자리 마을의 선비들은 벼슬과 부귀에 집착하기 보다는 지조 높은 선비정신과 학문에 정진한 영남사림의 본질을 보여주고 있다.
이같이 훌륭한 가문을 배경으로 세칭 오천 일곱 군자 (후조당 김부필, 읍청정 김부의), 산남 김부인, 양정당 김부신 설월당 김부륜, 일휴당 금응협 면진제 금응훈)를 배출하였으니 당시 안동 부사(府使)였던 한강(寒岡) 정구(鄭逑)선생이 이들을 기념하는 의미로 '오천 군자 마을에는 군자가 아닌 사람이 없다'라고 한 말에서 유래가 되어 이후 군자마을이라 불리웠다 한다. 이 마을 내에 있는 고 건축물은 문중에서 대대로 유지 보존하여 온 종택(宗宅), 사당(祠堂), 강당(講堂) 등으로 지난 1974년 안동댐이 건설될 때에 본래 지점으로부터 약 2km떨어진 이곳에 오천 군자리로 집단 이주되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오천 군자마을에는 후조당을 비롯하여 탁청정 종택 등 고택과 읍청정을 비롯한 누정, 설월당 등의 정각(亭閣) 등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건물들은 물론이고 보물 지정된 호구단자(戶口單子)를 비롯하여 7종의 고문서와 13종의 전적 등 많은 양의 문화재가 전해오며, 임란 당시 의병활동에 관한 기록은 물론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 요리책인 '수운잡방(需雲雜方)' 등 다양한 자료가 전승되고 있다.

이처럼 잊혀지고 망실되기 쉬운 전통 집성촌인 오천 군자마을이 온전히 가풍을 유지하며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웃대조 어르신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지금 현재는 그 중심에 김준식(金俊植) 안동문화원장이 계시다. 한 가문의 종손이요 집성촌의 큰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지역 문화원장을 맡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문화와 전통문화의 보존과 계승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다.

시대변화의 흐름을 수용하며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가문의 기풍을 세움은 물론 도난과 훼손의 우려가 있는 문화재 보존을 위한 공적관리와 정보공유 방안을 마련하는데도 노력하며 (사)한국고택문화재소유자 협의회의 고문으로 고택의 보존과 창조적 활용방안을 모색 하는 등 오랜 경륜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이런 헌신적인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해 정부로부터 옥관문화훈장을 받는 등 가문과 지역을 초월해 우리 전통문화 지킴이로 우뚝 서게 되었다.

오천 군자마을은 이제 전통문화체험관인 군자고와(君子古窩)를 열어 우리 전통문화 교육 및 체험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 생활에 찌든 지친 영혼과 육체에 편안한 휴식을 주고 옛 선비의 지조와 풍류를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의 성지 오천 군자마을. 앞으로 안동을 찾아가는 발걸음이 훨씬 가볍고 즐겁게만 느껴질 것 같다.
안동 군자마을 홈페이지 : http://www.gunjari.net/
군자마을 네이버 카페 : http://cafe.naver.com/gunja1
군자마을 전통체험관 : 016-715-2177(김방식 관장)
(이하 사진은 안동 오천 군자마을 김방식 관장님이 제공한 사진으로
그 저작권이 오천 군자마을에 있음을 밝혀둡니다)
암기와와 수기와가 조화를 이룬 한옥 지붕의 질서정연함.
발을 드리운 내실에서 바라본 뜰에는 봄이 가득하다.
한옥마을 잔디밭에서 듣는 선비의 풍류
넉넉하면서도 깊이감을 주는 한옥의 아름다움과 여유
시대와 조화하는 법고창신의 정신으로 열린 한옥에서의 음악회
가야금 소리와 찻자리가 어우러진 풍경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깊은 맛을 낸다는 점은 한옥과 말린 나물의 공통점일 것이다.
꼿꼿한 대나무와 선비의 만남
오천 군자마을 지붕에 살포시 눈이 내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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