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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가 남긴 것 (탁계석 칼럼)

hallyuforum | 2014.10.06 19:08 | 조회 338
조회 : 478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가 남긴 것
황병기 예술감독의 안목과 작곡가 선정이 적중했다
창작계에 반가운 소식이다. 국악, 양악이 합해져 탄생시킨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 (10월 2일, 국립극장)가 우리 창작의 한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조선조 최고의 시조문학인 윤선도의 어부사시사가 360년 만에 부활하면서 모처럼 성공한 작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오전 국립극장에서 만난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선생(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은 ‘어부사사시사(漁父四時詞) ’에 승부수를 던졌다고 했다.
문학적인 스케일뿐만 아니라 짜임새, 격조가 깃든 이 작품을 언젠가는 작품화해야겠다는 꿈을 가졌었는데 예술 감독 2기에 접어들어서야 개화(開花)한 것이라 했다. 작곡가를 찾아 수소문 하고 작품을 꼼꼼히 검증했다니 공모제와 다른 접근이다.
창작은 무한 자유의 산물
사실 공모를 하고, 심사위원을 불러 작품을 선정하는 공모제는 발표회로 임무가 끝난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든 예술가가 상대 예술가에게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심한 경우 좋은 작품이 잘려 나갈 위험도 있고, 우수한 창작자일수록 공모에 응할지 않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공모가 신인을 위한 인큐베이트 역할은 할지모르지만 ‘名作’을 만드는 접근법엔 여지가 남는다.
해방 이후에도 수없이 많은 창작 작품들이 만들어 졌다. 그런데 가곡을 제외하면 국민들에게 소통되는 창작 클래식 곡을 찾을 수가 없다. 누구라도 “당신은 어떤 한국 작곡가의 작품을 들을 수 있는가?” 라고 반문해 보시라. 우리의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교향곡, 관현악, 오페라에서 알고 있는 레퍼토리는 무엇인가?
물론 작품이 없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작곡가의 책상서랍에 깊숙이 숨었거나 연주가들이 연주하지 않는 풍토 때문이다. 창작자와 연주가가 동상이몽을 하는 현실에서는 좋은 창작이 있어도 빛을 볼 수가 없다.
예전에는 KBS 교향악단이나 서울시향이 창작을 의무적으로 정기연주회에서 다뤘지만 요즈음은 잘 다루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지역 마다 있는 예술단체에 물어보면 창작예산이란 항목이 아예 없다고 한다. 그러니 외국 것을 계속해 뺏기거나 되풀이 할뿐 민족정서를 승화시킨 작품화에는 무관심하다. 관현악곡의 경우 해마다 열리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 연주되고 있는 발표가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작 홀대 사회로는 일류 국가 못 만들어
이런 이면에는 창작의 생활적인 어려움도 깔려 있다. 우리나라에서 작곡가가 순수 작품만으로 생활을 할 수가 없다. 사실 능력있는 작곡가가 인간문화재 못지않을 것인데 국악은 혜택을 주면서 클래식엔 이같은 지원제도가 없다.
말하기 좋기는 모차르트로 비엔나가 먹고 살고, 반 고호로 네덜란드가 먹고 산다지만 한국의 창작 현실은 아직도 너무 캄캄하다. 창작 의뢰도 너무 촉박해 마치 공산품을 납품하듯 완성시켜야 한다. 설상가상 일회적인 작품 예산이어서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수정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세계적인 작품 가운데는 초연에 실패했지만 명작이 된 작품이 훨씬 더 많다.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이나 청중석에서 신발을 벗어던지고 휘파람 소동을 낸 슈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 그렇지 않은가.
이번 어부사시사의 경우 황병기 예술감독은 임준희 작곡가에게 “자유롭게 마음껏 쓰시라며, 작품의 성격을 열어주었고, 공무원들을 설득해 예산회기를 넘겨 1년이란 시간을 주었다. 그 결과 창작 발표에 이례적으로 기립 박수가 나오고 앙코르를 하는 등 창작에 열기가 뜨거웠다.

창작지원 획기적인 제도 개선책 마련되어야
작곡에 방해가 된다고 자택을 비행금지 구역으로 설정한 핀란드의 시벨리우스의 경우같지는 않더라도
좋은 작품은 계속 무대에 올라야 하고 창작자가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명곡 레퍼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창작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와 우리 것을 우리 연주가가 홀대하고 서양 것만 뒤쫓는 사대주의 사상에서 탈피가 필요하다. 그래야 우리 국민들이 살아있는 작곡가의 명곡도 공유하고 동시대 훌륭한 작곡가와 함께 숨 쉬고 있다는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
남미의 어느 나라에선가는 대통령이 나서서 창작을 의무화했더니 세계적인 작곡가가 나왔다고 한다. 이제 대중한류에 이어서 고급한류로 나아가야 할 때다. 스포츠 강국이라고만 자랑할 것이 아니라 오늘의 ‘한국 클래식’으로 우리의 현대적인 우수한 예술도 세계에 내 놓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몇 백년 전에 만들어진 서양 클래식만 답습한다면 답답한 구조가 아닐까.
이번 ‘어부사시사’는 국악과 양악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외에도 언제나 좋은 창작은 청중에게 충분히 공감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동시에 창작지원의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함도 확인시켜 주었다.
탁계석(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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