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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옹알이다짐(세계인을 감동시키는 한식)문화촌뉴스10월18일-남기임

hallyuforum | 2014.10.06 19:10 | 조회 342
조회 : 567  
난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고 있다.
내 이름은 ' 좋은 친구"

수없이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줌마 아저씨 전문가들이 계신데 이제 한살이 갓 지난 내가 이런 소릴 한다면 네가 뭘 아냐? 하고 웃으실 지도 모른다 . 하지만 나의 옹알이가 더 큰 웃음이 되길 바라면서 이 글을 써본다.

난 세상에 태어나기전부터 식문화에 많이 접하고 있었던것 같다. 4대가 사는 종손집이라 항상 손님이 북적북적하고 집안 어른들은 일년 내내 손님 치루시는 음식을 준비하셨다고 한다. 또한 어른들이 음식 솜씨가 유난히 좋으셨다니 알게 모르게 그 유전자가 내재 되어 있었던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상에서 우린 어디 조용하고 분위기 좋은곳에 가서 그야말로 폼이라도 잡고 식사를 하고 싶으면 갈 수 있는곳은 호텔내의 식당이나 한정식집, 아님 일식집이나 고급 스파게티집이다. 그러나 그런 곳들은 영락없이 가격이 비싸 보통의 사람들이 언제나 자주 갈 수 있는 가격이 아니어서 특별한 날이거나 어려운 분을 대접할 때 외에는 자주 드나들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니 그 외엔 일상적으로 거의가 다 소란스럽고 시끌뻑쩍지근한 분위기를 감수해 가면서 한끼를 해결하곤 한다.


난 형,누나와 동행하여 오래 전부터 여러 나라에 여행을 많이 했다.
동남아, 유럽, 북아메리카인 미국과 캐나다, 캐러비언... 이정도면 세계일주는 아니더라도 가볼만한곳들은 많이 가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외국에 있는 한국음식점은 거의 다 그렇고 그래야 하나? 하고 늘 의아하게 생각했다.

물론 가끔 매스컴에 소개되는 내가 가 보지 않은 곳들도 있겠지만 정말 좋다! 하고 느낄 수 있는 곳을 볼 수 가 없었다. 일식집, 스테이크집, 불란서 레스토랑... 하다 못해 중국집까지도 유명하고 고급스러운 데가 많은데 말이다.

난 생각했다.
우리 한국음식이 얼마나 맛있는 게 많은데.... 우리가 우리 음식을 알리는 데 게을렀거나 잘못 알린 게 아니가 하고, 아님 너무 소극적이지 않았나 하고, 우리 음식을 연구하는 분들도 있어야 하고, 그 연구를 바탕으로 강의를 하는 분들도 계셔야 하지만 정작 사명감을 가져야 하는 사람은 직접 음식을 먹는 사람을 상대하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책임이 아닌가 하고.

쌀국수에 생고기와 이런저런 소스를 섞고 내 비위에는 전혀 근처에 갈 수도 없는 향내 나는 잎파리를 넣은 월남 국수집 앞에 줄 서있는 사람들,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음식 문화를 알리려고 작정하고 키워온 태국음식점에 꽉 차있는 사람들

은은한 일본 음악 속에 기모노의 상냥한 미소와는 별개로 사시미 달랑, 초밥 달랑 주고 비싸게 받는 것는데도 별 불만없이 자랑스럽게 스시집을 찿아가는 사람들, 무뚝뚝한 남자 종업원들 일색으로 전혀 서비스정신이 없는 곳 같은 중국집앞이지만 그래도 줄기차게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분위기도 좋고 맛도 있지만 몇 끼 해결할 수 있는 가격을 한 번에 지불해야만 하는 스테이크하우스.

하지만 우리 음식엔 월남 국수보다 더 맛있고 담백한 잔치국수와 냉면이 있고, 태국의 빠따이 와는 비교가 안되는 잡채가 있고, 피자와 견줄 수 있는 파전을 비롯한 각종의 전들이 있으며, 스테이크는 저리가라 할 굽는 냄새까지 끝내주는 갈비와 불고기가 있지 않는가.

태어나기 반년 전 쯤부터... 한식세계화의 단어가 생기기전 부터 난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다운타운 한복판에 끝내주는 우리 음식점을 만들자.
저런 한국 레스토랑도 있구나! 하는 호기심을 부어주자.
불만이 창조를 이룬다고 하지 않는가. 나의 아쉬움을 가능성으로 만들어 보는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다면 일단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는가?
이런저런 생각 끝에 결론은 한국음식점이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후루룩 쩝쩝 뜨거운 국물이 쫄아 들까봐 불을 줄였다 켰다를 반복하기도 하고, 불 위의 고기가 탈까 두려워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기 바쁘게 먹어치우는 음식문화는 우리끼리는 정겹고 편하지만 외국인들에겐 적응이 잘 안 되는거라 생각을 했다. 여럿이 같은 젓가락으로 나눠먹는 반찬이 아니라 비록 한정식집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반찬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하여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래, 분위기는 고급으로 가자.
하얀 테이블보와 냅킨, 그리고 음악이 있게 하여 고급 불란서 레스토랑에 빠지지 않는 분위기로 만들고,
가격은 누구나 크게 망설이지 않고 다가설 수 있게 하자. 가격이 비싸야만 좋은 곳은 아니지 않는가.

물론 음식 맛은 엄마가 날 위해 해주시는 맛으로 하고, 우리집에 귀한 손님들이 오신 것 같은 대접을 해드리자 하는 컨셉을 정했다. 가스 밸브 한 번 켜보지 않은 무지의 환경에서 우여곡절을 거치며 난 태어났다.

빌딩이 숲을 이룬 비지니스가에 로펌사무실들이 즐비한 곳, 신기하게 느낄 수 밖에 없이 화이트 칼라들이 나를 찾는다. 자기의 문화에 보수적이고 좀처럼 변화를 추구하려 하지 않는 서구인들은 식문화에 대해서도 변화가 아주 느린편이라 들었음에도 빨리 나를 알고 싶단다. 그야말로 한국음식의 성공이었다.

이곳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이뻐할 수가 없는것이다.
여러분들은 상상이나 했었을까 싶다.
백인 일색인 이곳에서 잡채와 비빕밥을 먹으며 근사하게 와인을 마시는 광경을, 이틀이 멀다하고 갈비에 위스키를 곁들여 즐기는 모습을, 그것도 점심시간에 말이다.

나를 만나러 온 사람들 모두가 또한 얼마나 이쁜지, 난 또 얼마나 감동적인지....


얼마 전 이곳에서 국제 회의가 열렸다.
800명이 참석하는 개막식 리셉션에 각국의 음식이 제공되는 날 나를 초대한것이다.
헌데 주최측에서는 전 회에 제공된 김치라는 음식이 냄새가 많이 나고 그곳에 참석한 한국사람들외에는 사람들이 손도 대질 않아 쓰레기가 되었다며 김치를 만들지 말라고 하는게 아닌가.
"어머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니되옵니다. 우리나라 대표음식중에 대표음식인 김치를 선보이지 말라니요. 당신들이 뭔데 우리 김치를 그리 말씀하시나요. 난 절대 그렇게 못하옵니다."

장황하게 줄줄이 설명을 곁들이며 김치를 데리고 가겠단 강력한 항의에 힘입어 드디어 김치를 선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김치를 보자마자 주최측이 한 말 " 아니 이게 김치란 말이에요? 쏘 뷰디플!"
아니나 다를까 결과는 일찌감치 동이 난걸 말함 뭐하나...
와! 우리 한국 음식의 승리, 김치씨 축하해요 인기몰이했다면서요?

난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다.
한발짝 한발짝 고개를 꼿꼿이 들고, 도도히 멀리 바라보며, 똑바로 걸어야겠다고 생각한다.
한식이 전세계인에게 스시만큼이나 유명해지고 인정을 받을 수 있게끔 말이다.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한식을 먹어줘서 고맙다 하지 않고, 먹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어야겠다.
제대로 잘 알려서 세계인들을 감동시켜야겠다. 그들이 행복했다 말하게 하고 싶다.
그 느낌을 영원히 간직하게 하고 싶다.

남기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한국음식전문점 '아띠'를 운영하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캐나다인들 사이에서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문화촌뉴스 캐나다 지역 주재 기자로서, 이국의 땅에서 만나는 문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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