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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신석기 시대 선조로부터 온 편지 (글마루, 2010년 10월호)

hallyuforum | 2014.10.06 18:54 | 조회 312
신석기 시대 선조로부터 온 편지
마고할미 신화까지 들추지 않더라도 고조선 이전에도 한반도와 만주 일대에는 우리 선조들이 살았다. 신석기 시대를 살던 우리 선조들이 타임머신을 타고 2010년의 대한민국을 방문한 후, 후손들이 잘하는 것과 잘못한 것에 대해 나눈 얘기를 정리하여 편지로 보내왔다.
‘첫째, 한글이란 훌륭한 문자가 만들어졌더군. 의사소통이야 말로 하지만, 기록을 남겨야할 땐 우리글이 없어서 불편했잖아. 후손들은 우리말과 사맛디 않은 한자를 빌려 썼지만, 배우기 어렵고 우리 말글살이와는 잘 맞지 않았지. 그러던 중 15세기 경 세종이란 왕이 쓰기 편한 문자를 만들었어. '훈민정음'이란 이 문자 체계는 과학성, 합리성과 독창성에 있어서 세계 으뜸인데 바람소리와 닭울음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더군. 배우기 쉽고 서로 뜻을 통하기가 무척 편리해졌지. 바라고 바라던 글자가 생겼는데도 후손들은 500년 동안 한글을 방치하고 한자를 주로 쓰다가 20세기에 들어서야 한글을 쓰기 시작했어. 그 이후 우리 후손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세계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일구어냈는데, 우리가 보기엔 한글의 역할이 가장 큰 것으로 보여. 21세기 들어서는 한글이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하여 첫 번째로 인도네시아의 한 부족이 공식문자로 사용한다니 정말 놀랄 일이야.
둘째, 우리가 쓰던 ‘온돌’을 후손들도 즐겨 쓰고 있더군. 두한족열(頭寒足熱) 방식으로 난방과 취사를 겸용한 것인데, 최근에는 중국과 미국 중앙아시아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해. 그런데, 중국에선 ‘온돌이 중국 북방에서 생겨나 상해 등지에서 부활하고 있고, 한반도에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란 허무맹랑한 얘기를 한다네. 소위 ‘온돌공정’으로 문화를 왜곡하는데 후손들은 잘 대처하지 않아서 깜짝 놀랐어.
셋째, 우리들 중 남쪽으로 갔던 친구들 기억나? 그 친구들이 울산 반구대란 곳에서 그린 멋진 그림이 있었지. 암각화 말이야. 그게 물에 잠길지 몰라. 안 그래도 부근의 댐이 수위조절을 하지 못해 그림이 물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여 대부분 훼손된 상태야. 인류사적 가치가 있는 반구대 암각화의 가치를 후손들은 잘 알고 있는지 몰라.
넷째,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우리 역사가 온통 중국 역사에 편입될지 모른다는 거야. 중국은 황화 문명부터 시작하는데, 최근 발견되는 신석기 시대 홍산 문명과 요하 문명의 유물들은 황하문명보다 앞서 있어서 중국인들이 깜짝 놀랐어. 게다가 이 시대의 주인공들은 중국인의 뿌리인 화하족(漢族)과는 다른 예·맥 족이고, 요동 요서 지역과 한반도엔 유사한 유물들이 출토되는 반면 중화지역에서는 그런 유물이 없다는 것이 중국으로선 대단히 당황스럽지. 그래서 중국 역사의 시원인 황제를 도무지 연관이 없는 요하문명의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어. 그렇게 되면 단군이나 주몽 모두 황제의 후손이 되는 것이지. 동북공정이 고구려와 발해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시도라면 하상주단대공정, 중국고대문명탐원공정은 고조선까지 중국 역사에 편입하려는 게야. 우리가 살던 만주지역을 수복하는 것은 둘째 치고, 역사가 중국에 복속되면 우리가 애써 일구어 온 문화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차라리 안보고 왔으면 잠이나 편히 자지, 요즘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가 없어.‘
중국 고대 역사서 <산해경>에는 "동쪽에 군자(君子)의 나라가 있으니, 의관을 정제하고 칼을 찬 아름다운 향풍의 나라다. 사람들이 선량하고 양보심이 많아 싸울 줄 모르는 착한 민족"이라고 기록했다. 신석기 청동기 시대를 거쳐 삼국시대 통일신라 고려 조선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선량한 우리 민족은 고유한 문화와 역사, 언어와 전통을 이어왔다. 유구한 역사 속에 면면히 보존해 온 우리 것들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과 21세기 들어 크게 국력이 신장되고 있지만 신석기 시대 선조들이 평화를 지키며 잘 살던 그 시절을 생각하면 오늘날의 후손과 강역에 대해서는 조마조마할 것 같기도 하다. 그들을 안심시키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 봐야 한다. 다시 수천 년 후 우리 후손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궁금하여 타임머신 타고 후대에 가보기에 앞서, 우리부터 선조들이 물려준 역사와 언어, 전통과 문화를 잘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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