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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방(언론)

깨어 있는 서구인들, 왜 한국 눈여겨볼까 (환타임스, 2010년 9월 8일)

hallyuforum | 2014.10.06 18:20 | 조회 340
깨어 있는 서구인들, 왜 한국 눈여겨볼까 (환타임스, 2010년 9월 8일)
'한류를 통한 문화교류와 소통'포럼<3>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발제
교류와 소통 통한 신한류 산업 발전전략(하) - '아시아류'를 향해
[신승일 한류전략연구소장]
IV. 신한류 전략의 지향점
A. 한국 정신의 발현
서양에서 고기를 굽는 강도가 서너 가지인데 비해 우리는 숯불의 강도와 잿불의 엷고 두터움, 화기의 쪼임 거리, 석쇠의 열전도율 등에 따라 방·의·오·회·삼·식·홍·단·염·설·암·날 등 15가지의 구이방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쇠고기 하나로 맛을 내는데 있어 서양에는 35가지 정도인데 반해 한국은 무려 120여 가지나 가지고 있으며, 김치 종류도 140여 가지나 된다.
한국 음식은 다양하면서도 맛과 영양이 뛰어나고 음식궁합(飮食宮合)이 있다. 발효음식이 많아 건강식이며 오색과 오미, 오장육부와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이 같은 한국 음식의 밑바탕에 잠재한 가치와 철학을 차별화하여 알리는 것이 음식 자체를 알리는 것보다 장기적으로는 더 세계화에 기여할 것이다.
게다가 우리 음식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음식의 유래나 양념, 조리법 등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음식은 배만 부르게 할뿐 아니라 가슴과 머리에도 저장된다. 생각을 하지 않고 허겁지겁 집어넣는 음식은 ‘사료’와 다를 것이 없다. 우리 음식을 먹으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한국이란 나라를 기억하고 방문하고 싶은 생각을 자아낼 때 한식은 세계화에 성공한 것이다.
한식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전통에는 환경에 찌들고 경쟁에 지친 현대인이 갈구하는 웰빙, 건강, 친자연, 친환경적 요소, 생명 평화적 사상이 충만히 잠재되어 있다. 그리고 과학과 품격이 담겨 있다. 이러한 요소를 현지화하고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해 나가야 한다. 김치가 기무치로, 불고기가 야끼니꾸로, 막걸리가 마코리로 불린다고 섭섭해 할 것 없다. 쌍방향적 교류는 다양성을 보장하고, 더 경쟁력 있는 음식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신한류 전략의 핵심은 우리 문화의 바탕에 흐르는 한국 정신의 발현이다.
한옥을 보자. 우리 조상은 신석기 시대부터 ‘불을 깔고 자고 덮고 잘’ 수 있는 온돌이란 특수한 난방방식을 고안해서 사용해 왔다. 온돌은 과학적인 축열 난방과 두한족열(頭寒足熱) 방식의 자연친화적인 구조이다. 취사와 난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우리 온돌이 요즘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온돌 맛을 본 사람들이 침대를 걷어내고 온돌로 개조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아파트에 온돌이 들어가는 조건으로 도심의 아파트 공사를 한국 업체들에게 허가해 주고 있다 한다.
한옥의 황토벽, 온돌, 환경 친화적인 재료와 자연을 담은 공간 구성, 간접 조명 등은 과학적이면서도 친환경적이어서 현대인의 탈소비지상주의 생활양식과도 맞아 떨어진다. 몰개성적이고 소외감을 유발하는 아파트에 대한 반작용으로 전통 한국 가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옥의 주된 철학적 토대는 소박함, 포용성, 개방성, 자연스러움, 관조다.
한국인들은 한옥이 살기 불편하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 가운데는 한옥에 반해 살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중에는 자연과 하나 되면서 동시에 과학적인 한옥에서 살고자 은퇴 후 한국으로 이주해 온 베르너 삿세 교수와, 한옥 지키기 소송에서 승소한 미국인 피터 바돌로뮤 씨가 있다. 그는 ‘한옥의 미를 한국인만 모른다’ 면서 답답한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인 아파트 대신에 한옥의 멋과 아름다움에 취해보라고 권한다.
도쿄 임페리얼 호텔 건축에 관여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건축가로 통한다. 그가 투자자들 중 한 명의 집에서 발견한 온돌 시스템에 깊은 인상을 받아 대공황시절, 미국 중산층을 위한 ‘유소니안’ 주택의 건설에 온돌을 적용했다. 한반도 문명의 특징을 온전히 드러내는 최고의 상징인 한옥은 현대인을 위한 대안적 주거양식으로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게다가 IT강국인 한국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장착하여 세계인이 사용할 수 있는 ‘한스타일’ 주거양식을 만들어 보자.
이런 점에서 프랑스의 문화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자신들의 가치 체계에 대한 대안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는 서구인들에게 한국이 서구를 열심히 모방하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뜻밖이다”라고 했던 말을 되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 깨어 있는 서구인들은 극동, 특히 한국을 눈여겨보고 있다.
B. 융복합, 퓨전, 통섭
한국 음식은 융복합의 천재다. 버무리고, 볶고, 지지고, 발효하고, 달이는 가운데 전혀 새로운 맛과 가치를 창조한다. 삼합, 비빔밥, 김치, 한약 등이 대표적이다. 삼합은 묵은 김치, 홍어, 삶은 돼지고기가 각각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맛을 낸다. 비빔밥은 밥에다 온갖 나물과 고추장, 참기름을 넣고 비벼서 맛을 낸다. 융합의 강도가 삼합보다 더 강하다. 김치는 재료를 버무리고 발효시켜 새로운 융합을 창조한다. 한약은 여러 약재를 탕기에 넣고 몇 시간동안 팔팔 달여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다.
이처럼 물리적, 화학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물질과 맛을 창조해 내는 한식은 단순히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음식이 아니라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삼합을 응용한 대표적인 식제품이 ‘초코파이’다. 빵, 초콜릿, 마시멜로라는 3가지 재료가 마치 삼합처럼 융합되어 있다. 냉장고에 보관하지 않아도 녹지 않는 기술이 성공의 비결이다. 평범한 재료에 이러한 현대적인 기술이 접목되어 세계인의 간식으로 자리 잡은 초코파이에서 우리는 융복합의 단초를 읽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비빔밥, 김치, 한약의 예에서 현대적이고 지역특화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어떤 재료에 적용하여 새로운 식제품을 만들어 낼 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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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고 있는 막걸리를 예로 들어보자. 막걸리는 보관과 유통의 문제 때문에 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세계에 수출되는데 한계가 있다. 유산균 함량. 단백질, 아미노산, 미네랄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의 함량, 숙취 없이 깨기 위한 물의 배합 비율 (간이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서는 16배의 물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막걸리의 6% 도수는 이에 딱 들어맞아, 밤새 화장실에 들락거릴 필요 없고 ‘자리끼’도 필요 없는 경제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술이다) 등은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게다가 신맛, 단맛, 쓴맛, 향과 도수의 표기를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가 취향에 맞는 막걸리를 선택할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막걸리를 액체 상태로 운반한다는 개념을 탈피하여 고체막걸리, 농축막걸리 (비행기에서 농축 오렌지주스에 물을 타서 손님에게 내놓듯이, 막걸리에 물을 타서 서브한다), 현탁액 콜로이드 막걸리 등을 개발하면 세계화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1의 맛은 소금, 제2의 맛은 양념, 제3의 맛은 발효 맛”이라며 “세상은 서서히 제3의 맛 시대로 옮아가고 있다”고 예견한 바 있다. 젓갈과 된장·김치·막걸리 등 발효음식은 미래지향적인 음식으로 세계인들의 각광을 받을 것이다. (그림 3. 참조)
한중일 미녀들이 모여 각 나라의 전통 악기를 가지고 음악을 연주하는
그림 3. 제3의 맛, 발효의 맛
<율려>라는 퓨전 국악그룹이 있다. 이들은 중국의 비파. 얼후, 일본의 사미센, 한국의 가야금과 해금으로 수 천 년을 이어온 고전음악과 첨단미래를 지향하는 일렉트로닉배경의 현대적 조화를 연주한다. 전통가치를 잃지 않지만 절제와 단아함, 그리고 신비로움을 발전시키는 음악을 추구한다. 그들의 시장은 한국, 중국, 일본에 머물러 있지 않고, 아시아 음악으로 전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 한중일 퓨전 국악그룹 율려
모든 창의적인 분야는 차용을 통해 풍요로워진다. 모차르트는 바흐를 차용하여 협주곡을 작곡했다. 17세기의 프랑스 음악가들은 고대 그리스와 터키의 군대음악을 차용했다. 사이먼 앤 가펑클의 폴 사이먼은 남아프리카 음악을 차용해 ‘그레이스랜드’를 작곡했다. 록밴드 롤링스톤스는 블루스 뮤지션 B.B.킹과 리듬 앤 블루스 뮤지션 솔로몬 버크를 차용했다. (짐 해리슨) “애플 스티브잡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는 결코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이 없다. 그들은 아이디어를 모두 훔쳤다. 밖으로 나가 끊임없이 뭔가를 찾고 최선의 것이 발견되면 가져와서 조합했을 뿐이다. 그것이 그들이 한 창조다.” 미국 컬럼비아대 윌리엄 더간 교수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한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창조란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신(神)적인 일이 아니라 이미 있는 남의 아이디어를 차용해 짜 맞추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애플 스티브잡스는 결코 새로운 뭔가를 발명한 것이 없다. 그는 돈 될만한 아이디어를 모두 훔쳤다. 아이팟? 원천 기술은 싱가포르에 있었다. 애플은 수백만 달러 주고 아이디어를 샀다. 아이패드도 부문별로는 하나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새로운 조합일 뿐이다. 스티브 잡스는 계속 찾고 최선의 것이 발견되면 취해서 조합했다.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다. 그는 전략가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길, 그 시작은 ‘모방’과 ‘조합’에서 시작된다.
우리도 주변을 살펴보자. 옛것을 살려 현대에 맞게 고쳐 쓰는 것도 창의다.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옛 것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변화시킬 줄 알고 새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을 잃지 않아야 한다. 진정한 전통이란 과거의 기술로써 새로운 것을 만들어 현대의 욕구에 답변할 수 있어야 한다 (심수관, 조선 도공 15대 후손)
C. 이야기 (스토리텔링)
현대는 상품 하나, 캐릭터 하나에도 이야기가 따라붙는다. 나이키는 성공신화를 신발에다 담아 수십만 원에 팔고 있고, 스타벅스는 커피와 함께 문화를 파는데 젊은이들은 점심 값 만큼이나 지불하면서도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문화를 즐긴다.
일명 ‘럭비공 와인’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복분자주가 2007년 세계와인 경쟁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 800여 개 이상의 와인이 참가한 이 대회의 주관자인 American Wine Society의 Mary Ann Coskery씨는 “한국의 복분자주는 맛, 향, 색이 살아있는 판타스틱한 동양와인이다”라고 했다. 서양의 와인과 비교해서 맛, 향기, 색깔 면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데다 병의 디자인이 럭비공을 닮아 디자인적 매력을 갖췄다.
그런데 복분자주에는 와인이 갖지 못하는 스토리가 있다. 그것은 ‘마시면 다음날 아침 오줌 눌 때 오강을 뒤집는다’는 스토리인데 이것을 이용하여 남성의 정력증진에 좋은 술로 마케팅 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와인에 버금가거나 능가하는 술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한다. 한 가지 덧붙여 여성의 미용에도 좋다는 과학적 근거까지 붙여 조그만 설명서를 각 국 언어로 번역하여 넣으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다.
최근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오매락’이란 술은 토기 속에 술병이 들어있는데 마시기 위해서는 동봉되어 있는 나무망치로 토기를 깨트려야 한다. 이러한 퍼포먼스 자체를 즐기는 외국인이 많은데 여기에 스토리를 담아 왜 토기에 담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술맛을 보존하기 위해서라든지, 원적외선을 발산하여 숙성시킨다든지 하는 과학적이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스토리를 담으면 성공할 수 있다.
비빔밥이 세계인의 찬사를 받는 것도 비비는 퍼포먼스와 함께 나물에 담긴 스토리, 20여 가지의 재료가 섞이면서 새로운 음식으로 거듭나는 데 따른 신기로움 등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비빔밥 애기가 나온 김에, 비빔밥의 세계화에 도움이 될 얘기를 할까 한다. 갖가지 나물 재료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 개인에 따라 취향과 식성이 다른 사람이 많은데, 예컨대 고사리나물은 골라내고 숙주나물은 표준량보다 두 배로 넣고 하는 식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게 자동화하거나 주문을 받는다면 인기 있는 스토리 음식이 될 것이다.
한식은 맛과 영양이 뛰어날 뿐 아니라, 철학이 깃들어 있다. 섞임의 미학을 보여주는 ‘비빔밥’, 뜸들이기 과정의 극치인 화해의 음식 ‘탕평채’, 오색과 오미가 조화된 음양오행의 ‘구절판’ 등 한식에 깃든 철학과 이야기는 수없이 많다. 음식의 유래나 양념·조리법 등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며 먹는 ‘슬로푸드’는 배만 부르게 할 뿐 아니라 가슴과 머리에도 저장된다. 한식을 먹으면 가슴이 따뜻해지고, 음식을 기억하고 다시 찾고 싶도록 문화와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관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요즘 제주 올레길을 비롯하여 ‘걷기코스’가 현대인의 레저 욕구에 부응하여 크게 각광받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 소백산 자락길, 강화도 나들길에 서울 성곽길, 무등산 옛길, 영도 해안길 등 역사와 관광이 어우러진 코스,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처럼 대동맥 길, 과거길, 귀양길처럼 테마가 있거나, 돌담길, 능길, 강변길, 호반길, 강촌길 등 지역의 모세관 같은 길, 태백산 종주코스, 평화누리길로 명명된 DMZ 트레킹 코스 등 다양한 길들이 개발되고 선을 보이고 있다.
전국의 국립공원에는 ‘둘레길’이 조성된다고 한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북한산, 계룡산 및 치악산 3개 국립공원에 2019년까지 총 7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국립공원 경계 내·외곽 및 저지대를 중심으로 ‘둘레길’ 185㎞를 조성할 계획이다.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립공원 중 연간 평균 900만 명이 탐방하는 북한산은 내년까지 총 연장 63㎞의 둘레길이 조성된다. 이름도 ‘수유 순례길’ ‘북악 오솔길’ ‘사패산 넘어길’ 등 총 11개의 테마가 있는 길로 조성된다. 참살이(웰빙)이 대세이고, 친환경, 친자연적인 레저 욕구에 부응하는 적절한 시책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걷기 코스’가 관광자원화 되려면 감동을 주고 차별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역 문화유산, 음식과 특산물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 비무장지대를 따라 12개 코스 182㎞에 마련된 DMZ 탐방코스에는 철책, 철새도래지, 한강포구, 임진각, 철도중단점과 역사유적을 두루 만날 수 있다. 연간 600만 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은 성 야곱의 기도길이라는 이야기가 곁들여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은 걷기코스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어울려 이야기를 담으면 명품 관광코스로 탄생할 수 있다.
잉카 최후의 도시 마추픽추에 다녀온 친구의 말에 의하면, 해발 2400미터의 정상에 오르는 협궤열차에서 터널을 지날 때, 팬 플룻으로 들려주는 ‘엘 콘도르 파사’ 음악이 그렇게 가슴을 적시더란 애기를 해주었다. 몰락한 잉카의 슬픈 전설을 돌로 만든 안타라라는 팬플룻으로 들려줄 때 밀려오는 그 깊은 감동을 평생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스페인군의 추격을 피해 도망 온 이 곳마저 포기하면서 하늘을 나는 콘도르처럼 멀리 사라져간 최후의 잉카인들의 전설과 곁들여 듣게 되면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안동지역에서 450년 만에 출토된 <원이 엄마의 편지>는 애틋한 부부애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소설과 영화, 캐릭터와 테마공원으로 만들어 제대로 홍보한다면 전 세계 신혼부부 관광객들의 신혼서약 장소로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로렐라이 언덕은 ‘요정과 뱃사공’ 이야기로 해마다 수백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부여 낙화암도 ‘3천 궁녀’의 슬픈 전설 이야기로 세계인에게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이야기가 깃든 관광지는 사진이 아니라 가슴에 저장되어 다시금 찾게 한다.
막걸리도 그렇다. 6천 종의 독일 맥주처럼, 우리도 고을마다 맛이 다른 햅쌀과 샘물로 만든 ‘떼루아’ 막걸리가 있다. 왜구의 침입을 막으려 쌓았던 동래산성의 300년 전통 ‘산성 막걸리,’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마셨던 ‘배다리 막걸리’ 등 이야기가 담긴 막걸리는 배를 채우기보다는 가슴을 적신다.
D. 브랜드화
페라가모, 구찌,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세계적 명품은 브랜드화에 성공했기에 오늘의 명성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높은 품질, 멋진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결합한 제품은 크나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브랜드를 만들어 낸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브랜드를 여럿 만들어 내어야 한다.
특히 상품, 음식, 관광의 세 가지 분야에서 한국 대표 브랜드를 만들어 세계인이 수긍하고 인정하는 브랜드로 키워야 한다. 한류로 인해 한국 제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국가이미지가 나아지는 이때 전략적으로 ‘한류브랜드’를 설정하고 키워나가야 한다. 이미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지에서는 한류브랜드라면 웃돈을 지불하고서라고 구매하고자 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를 설정하고 상품, 음식, 관광의 3가지 분야에서 대표상품과 서비스를 인증하는 과정을 거쳐 세계인이 선호하는 브랜드로 육성하는 정책을 제안한다. 이번 포럼에 소개되는 천년전주명품사업단에서는 무형문화재와 현대 디자인을 접목함으로 한브랜드 문화상품의 나아갈 길을 제안하고 있다. 이러한 명품들을 브랜드화하여 고부가가치 한류 상품으로 탈바꿈할 필요가 있다. 한류 프리미엄을 통해 국익에도 도움이 되고, 한국 문화의 저변을 흐르는 참살이, 친환경, 친자연, 생명 평화 등의 가치가 세계에 전파되는데도 기여할 것이다.
V: 맺는 말: 아시아류를 제창한다
일방적인 문화수출과 획일주의는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우리 문화의 저류에 흐르는 생명 평화 사상, 참살이 (웰빙), 친환경, 친자연적 요소, 건강 지향, 과학과 품격을 잘 살려 콘텐츠와 상품, 서비스로 세계에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만의 것을 고집하지 말고, 현지인의 취향에 맞는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한류만을 고집하기보다는 각 지방,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고 접목할 요소는 없는지, 수입하여 소개할 것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수는 110만 명으로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으로 살아가지 못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는 작년 781만 명으로 곧 1000만 명 시대가 올 것이다. 재외국민과 해외동포의 수도 700만 명이 넘는다. 한국어는 사용자 수 순위로 보아서 세계 12위의 언어이고, 한류로 인해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잠재 수요는 수백, 수천만 명으로 추정된다. 글로벌 시대에 지구촌의 다양한 민족과 어울려 사는 방법을 한류라고 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여하히 이끌어 낼지가 우리의 숙제다.
작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수는 305만 명이고, 중국인 관광객은 134만 명에 이른다. 인적 교류는 문화적 교류를 수반한다. 도쿄 신주쿠의 한국 음식점에서 순두부찌개와 돌솥비빔밥을 주문하는 일본인 커플이 흔하듯, “이럇샤이마세~”하고 손님을 맞는 일본식 주점과 음식점을 서울에서 발견하는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올해에는 ‘'한복과 치파오 패션쇼’ ‘판소리와 경극, 가부키의 만남’ ‘스모와 씨름 대회’같이 동북아 3국간에 소통과 교류를 촉진하는 문화행사가 많아졌으면 한다. 이것이야말로 지난 세월의 심리적 역사적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지름길이며, 진정한 교류를 통해 동북아공동체로 가는 길이다.
한류는 이제 한국이라는 플랫폼을 넘어 동북아 3개국과의 협력과 교류를 통해 새로운 문화 플랫폼을 만들어 가야 한다. 한국의 배우와 감독, 일본의 작가가 팀을 이루어 저예산으로 만든 방송(tele)과 극장(cinema) 상영 겸용으로 만든 ‘텔레시네마’라고 하는 장르는 한류 드라마의 다변화를 위한 새로운 모색을 전개하고 있어 주목된다. ‘텔레시네마’는 한국과 일본의 양쪽 시장을 겨냥한 새로운 장르로 작년 국내에서 개봉한 〈내 눈에 콩깍지〉를 비롯해〈돌멩이의 꿈>,〈파라다이스〉,〈결혼식 후에>,〈트라이앵글>,〈천국의 우편 배달부>, <나인틴〉 등 모두 7편 제작이 완료됐다.
이들 작품에는 강지환, 이지아, 빅뱅의 탑(최승현)· 승리(이승현), 동방신기의 영웅재중(김재중), 안재욱, 차인표, 강혜정, 김하늘, 지진희 등 국내 정상급 스타들이 출연, 한류 붐을 재점화 시키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본 작가들 역시 쟁쟁하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작가 오카다 요시카즈,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모은 동명의 일본드라마 〈하얀 거탑〉의 이노우에 유미코, 드라마 〈고쿠센〉과 〈1리터의 눈물〉의 요코타 리에, 한국에서 리메이크된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의 오자키 마사야, 영화 〈도쿄 타워〉의 나카조노 미호, 기무라 타쿠야 주연의 인기 드라마 〈롱 베케이션〉의 기타가와 에리코 등이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연출 역시 한국과 아시아 한류를 이끌고 있는 대표 드라마 PD가 합류했다.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감독이 〈내눈에 콩깍지〉와 〈파라다이스〉 2편의 연출을 맡았고, 〈상두야 학교가자〉,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형민 PD, 〈왕초〉, 〈호텔리어〉의 장용우 PD, 〈내 이름은 김삼순>의 김윤철 PD, 〈아가씨를 부탁해〉의 지영수 PD 등이 참여했다. ‘텔레시네마 7’은 매주 1~2편씩 스크린을 통해 순차적으로 개봉되며, 극장 개봉 이후 SBS와 일본 아사히 TV 드라마 채널을 통해서도 상영될 예정이다.
‘텔레시네마’ 프로젝트야말로 진정한 교류와 협력을 통한 상생과 소통의 좋은 본보기다. 드라마 뿐 아니라 영화, 가요, 전통문화, 게임, 애니메이션, 관광 등 다양한 신한류 분야에서 동북아 3국간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변종, 이종교배, 융복합, 차용, 하이브리드, 컨버전스, 크로스오버와 통섭이 이루어져서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문화의 신기원을 만들어 가기를 희망한다.
한 중 일 동북아 3국은 각각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한류를 넘어 아시아류를 만들어 가기를 제안한다. 세계인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면서 재미와 새로움을 주는 콘텐츠와 행복과 참살이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문화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는데 상호 협력해야 한다. 그 가운데 평화와 공존, 신뢰를 이루어 동북아공동체를 이루는 자리매김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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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많이 바쁜가봅니다. hallyuforum 311 2014.10.06 18:18
37 전주 한스타일 포럼에 한류문화산업포럼 임원진 주제 발표합니다. hallyuforum 331 2014.10.06 18:18
36 오페라 메밀꽃 필 무렵 내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선정 (탁계석 대본 사진 hallyuforum 389 2014.10.06 18:17
35 한류 선발대 아리랑 예술단 페밀리 hallyuforum 304 2014.10.06 18:17
34 [본문스크랩] 소녀시대와 함께 우리말과 글도 세계로 간다 hallyuforum 325 2014.10.06 18:16
33 몬트리올 째즈의 밤 <남기임대표님의 글> -문화촌뉴스 2010 hallyuforum 322 2014.10.06 18:15
32 캐나다 몬트리롱 남기임대표님의 한식당 "아띠"기사 - hallyuforum 325 2014.10.06 18:15
31 한류사랑파 소식을 전해주는 <까치엽서 2편> - 2010년 9 hallyuforum 312 2014.10.06 18:14
30 까치엽서 많이 응원해주세요! 사진 hallyuforum 328 2014.10.06 18:14
29 [9월정기포럼] 9월27일 오후4시 한국관광공사 3층 지리홀 hallyuforum 306 2014.10.06 18:13
28 전통문화는 한류의 상수원이다 (글마루, 2010년 9월, 창간호) hallyuforum 309 2014.10.06 18:12
27 글마루 창간호 커버스토리 (법고창신으로 홍익한류를 꿈꾸다) 사진 hallyuforum 321 2014.10.06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