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7] 대구경북 '기술 한류' 청신호…해외서 잇따라 러브콜

                                                         

	대구경북 기술이 세계시장으로 확산하고 있다. 해외 업체 및 연구기관과 공동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기술 한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이텍연구원이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섬유세미나에서 현지 기관을 방문했다. 다이텍연구원 제공

◆해외 기술협력 속속 진행

다이텍연구원(이하 다이텍)은 최근 경북 지역 섬유업체와 함께 독일 현지 기업 및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다이텍에 따르면 올해 처음으로 시행된 '한`독 국제공동R&D사업'에서 섬유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새날테크텍스와 다이텍이 선정됐다.

새날테크텍스와 다이텍은 독일의 아헨공대와 ITA(아헨 섬유연구소`Institute for Textile technique der rwth Aachen university), 조난용 안전 장구를 만드는 AB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스마트 에어백' 기술 개발에 나선다.

이에 따라 새날테크텍스와 다이텍은 정부로부터 연 3억원을 지원받아 2년간 기술개발에 나선다. 두 나라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제품은 높은 곳에서 갑자기 추락할 경우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에어백이 터지면서 보호하는 장치다. 독일은 센서와 인플레이터 제조 기술을 지원하며 한국은 새로운 무봉제 제직 기술 및 코팅 기술을 개발한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 역시 올 1월 30일 필리핀의 과학기술부처(Department of Science and Technology) 산하 섬유전문연구원인 PTRI(Philippine Textile Research Institute)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기관은 ▷섬유 연구개발에 대한 기술협력 ▷연구인력 교류 ▷국제공동과제 추진 등을 약속했다.

섬개연 문혜강 원장은 "필리핀섬유연구소는 필리핀에서 생산되고 있는 많은 천연자원을 활용해 용융방사 또는 압출기술에 의한 셀룰로오스 섬유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우리 연구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섬유형성능 셀룰로오스 추출 및 용융 셀롤로오스 섬유소재의 원천기술 개발' 사업과 관련이 높아 기술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교류는 지역 기업들도 적극 추진 중이다. 산업용 교반기(agitator) 설계`생산 전문 기업인 ㈜우진은 올해 중국 이싱(宜興`의흥)시와 공동으로 기술 개발에 나선다. 우진은 지난달 대구환경공단과 함께 이싱시를 방문해 중국 현지 업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진 관계자는 "중국의 현지 기업과 우진, 대구환경공단과 이싱시의 환경공단이 함께 기술개발을 할 것"이라며 "기술을 개발하면 이를 이용한 제품을 중국 전역에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기업과 두 기관은 중국 현지에 맞는 하수처리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기술수출 금액은 21억7천800만달러에서 2012년 53억1천만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그래프)

◆기술 축적으로 만든 '기술 한류'

이 같은 '기술 한류'는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이 오랫동안 한 분야에 기술개발에 매진한 덕분이다. 다이텍은 그동안 선진국에서 기술을 습득해 국내 기업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오다 2011년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에서 다이텍으로 바뀐 뒤 글로벌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2012년 베트남에 기술을 이전하면서 첫 '기술 한류'의 역사를 썼다.

다이텍 이도현 본부장은 "우리는 산업통산자원부가 주관하는 '한-베트남 소재부품 협력' 사업과 '국제협력기술개발' 사업을 통해 베트남 폐수처리 분야를 포함한 환경분야 전반에 대한 공동기술개발 및 한-베트남간 수처리 분야 기술 지원을 해왔다"며 "경험과 노하우면에서 국내 기술이 해외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우진 역시 지역은 물론 전국적으로 산업용 교반 분야에 있어서 이름을 떨쳐왔다. 2013년 12월에는 대구환경공단과 함께 '초절전 소화조 교반용 신기술'을 개발해 기존 제품보다 효율이 월등히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우진 주윤식 대표는 "우리의 기술력이 확산될 수 있었던 데에는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했다"며 "기술에만 자신이 있다면 해외로 도전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발 '기술 한류'를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처럼 해외와 기술협력을 하면 미흡했던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다"며 "타 제품군과의 융합도 이뤄낼 수 있어 세계시장에서 도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적극적으로 도전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