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23] ‘한류 패션’ 홍콩 뜨겁게 달구다

홍콩 패션업계는 매년 연말연시가 다가올수록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쇼핑 관광객들로 활기를 띤다. 홍콩관광청(Hong Kong Tourism Board)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는 전년대비 10.2%의 증가세를 보여 주고 있다. 12월에도 2013년 대비 방문객이 8% 증가해 총 25만6600명이 방문했다.

쇼핑의 메카로 불리는 홍콩의 패션업계는 소비자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2014년 연말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상표들이 있는데 바로 각종 명품 매장과 편집숍, 홍콩 현지 상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한국 브랜드들이다.

「스타일난다」는 이미 일찌감치 온라인 쇼핑몰 브랜드에서 나아가 해외까지 진출한 대표적인 ‘한류’ 패션 상표 중 하나다. 한국식 화장과 섹시한 비주얼, 한류 스타들이 입을 법한 디자인을 빠르게 회전시키며 국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3년 롯데백화점 집계에 따르면 본점 영플라자, 잠실 등 4곳에서 점당 월평균 1억~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했다.

「스타일난다」, 9개 매장 광군제 이후 매출 2배

현재까지 홍콩에 총 9개 매장이 있으며 홍콩 유명 편집숍인 ‘i.t’ 에도 입점했다. 「스타일난다」가 홍콩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둔 데 대해서는 ‘한류’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지금 홍콩의 1020세대 사이에는 한류 드라마나 K-Pop을 접해 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한국 문화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만큼 자연스레 한류 스타들의 패션과 메이크업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입은 옷과 메이크업이 홍콩에서도 큰 화제가 됐을 정도로 한류의 인기는 무척 뜨겁다. 이런 관심으로 ‘한국인 같다’라는 말이 ‘예쁘다, 화려하다, 세련됐다’ 등의 긍정적인 의미를 나타낼 만큼 국가 지명도와 이미지도 홍콩에서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진 상태다.

따라서 한국 제품 고유의 개성을 갖춘 「스타일난다」가 홍콩에서 선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예고된 일인지도 모른다. 또한 「스타일난다」의 자체 메이크업 브랜드인 「쓰리콘셉트아이즈(3 concept eyes)」는 일자 눈썹 등 한국 메이크업 유행에 어울리는 제품들을 홍콩에서 구매할 수 있게 해 한류 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이랜드, 홍콩 최대 쇼핑몰 오픈 이후 현재 3개점

지난해 11월11일, 한국에서는 ‘1’이 4개 겹치는 빼빼로데이지만 중국에서는 최대 쇼핑의 날인 광군제(독신자의 날)다. 이날 업체들은 50% 이상의 대대적인 할인으로 재고를 처리하고 소비자들에게 상표를 각인시킬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광군제 이후 ‘글로벌 티몰’에 입점한 온라인 「스타일난다」 매출이 주평균 6000만원대로 뛰었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올해 광군제 기간 판매량 순위에서도 ‘글로벌 티몰’에서 7위를 달성했다.

에이랜드는 국내외 신진 디자이너들의 편집숍으로 의류부터 액세서리까지 판매한다. 2006년 2월 명동에서 시작한 에이랜드는 현재 한국에서 10개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2년 11월 홍콩 최대의 쇼핑몰인 하버시티(Harbour City) 진출을 시작으로 현재 팜(PAM), 리시어터플라자(Lee Theatre Plaza)에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했다.

지난 2년간 홍콩에는 검증받은 한국 디자이너들의 여성복과 잡화를 중심으로 「로우클래식」 「38커먼커먼」 「브라운베거(Brown Beggar)」 등이 진출했다. 「스타일난다」가 한국 자체 온라인 쇼핑몰로서 해외에 진출한 의미가 크다면 에이랜드는 한국 토종 편집매장이 해외에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진 디자이너 & 토종 K 디자인 판매 실험무대?

국내 신진 디자이너들의 알려지지 않은 ‘토종 한국 디자인’을 판매함으로써 해외시장에서 한국 디자인의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스타일난다」가 홍콩에 매장을 오픈할 당시 현지 프레스와 많은 패션 블로거를 초청해 ‘한류 상표’임을 각인시킨 데 비해 에이랜드는 조용히 홍콩 시장 내에서 디자인과 입소문만으로 매장을 넓혀 가고 있다.

홍콩 코즈웨이베이에 있는 에이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직원들은 “손님 중에 ‘한국 스타일’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은 많지만 실제로 토종 한국 편집숍이라는 사실을 아는 손님은 거의 없다”라고 말한다. 에이랜드가 디자인으로 ‘한류’를 전달한 전략에는 한류에 반감을 품거나 관심도가 떨어지는 남성 고객들의 발길을 잡은 강점도 있다.

「스타일난다」와 에이랜드는 홍콩에서 사랑을 받는 수많은 국내 브랜드 중 대표적인 예시다. 매년 늘어 가는 매장 수와 지난 광군제 이후의 매출액을 보면 국내 토종 브랜드들의 홍콩에서의 성공이 기대된다. 하지만 ‘한류’ 붐을 타고 성공한 만큼, 그 붐이 식더라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쇼핑의 메카로 불리는 홍콩은 세계적으로 관광객도 많고 그만큼 패션 브랜드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때문에 자칫 긴장의 끈을 놓았다가는 어느새 ‘훅’ 가 버린 한류의 인기와 함께 쓸려 나갈지도 모른다. 2015년 홍콩에 진출한 한국 브랜드들이 어떠한 전략으로 입지를 다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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