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륙으로의 흰우유(살균유) 수출 금지 빗장이 1년 만에 풀리면서 국내 유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당장 수출 물량은 많지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수급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유업계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4일 우유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 매일유업 연세우유 등 3개 업체가 최근 중국 당국에 등록을 마침에 따라 이르면 이달 중순쯤부터 중국으로의 흰우유 수출이 재개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지난해 5월 중국정부가 한국 업체의 흰우유 살균 방식이 중국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흰우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출길이 막혀 왔다. 흰우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영양강화제 등 첨가제를 넣은 조제우유 등만 수출해 왔으나 이번 조치로 흰우유까지 수출 품목에 포함시킬 수 있게 됐다.
그간 국내 유업계는 흰우유 소비량 감소에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재고 처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을 정점으로 지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26.9㎏으로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점차 규모를 늘려왔던 중국으로의 수출길까지 막히면서 재고가 쌓여만 갔다. 지난해 5월 19만6677t이던 우유 재고(분유 재고를 우유로 환산한 양)는 지난 3월 27만6069t까지 늘어난 상태다. 국내 유업계는 그간 줄기차게 수출 재개를 요구해 왔지만 중국정부 실사단의 국내 실사 일정이 미뤄지며 수출 재개가 이뤄지지 못했다.
유업계는 이번 흰우유 수출 재개가 재고 감소는 물론 업계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흰우유는 짧은 유통기간으로 인해 중국이 사실상 국내 제품의 유일한 수출국이지만 발전 가능성은 크다. 중국은 유통기간이 긴 멸균유를 중심으로 소비해 왔으나 최근 들어 ‘바쓰 우유’라고 부르는 저온 살균을 거친 흰우유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해외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유제품에서 수입 제품을 신뢰하는 경우가 많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흰우유 시장은 소비 대비 공급량이 많아 원유 재고 처리로 인한 유가공업체의 손실이 막대한 상황”이라며 “우유를 수출하면 무리한 판촉행위 등 국내 환경도 약간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번 흰우유 수출 재개가 국내 유업계의 근본적인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으로의 수출 물량 자체가 아직 많지 않고, 중국 역시 우유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자국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또 다른 비관세 장벽을 마련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 중국정부는 지난 2월 검사검역이 필요한 유제품 범위에 저온살균 과정을 거친 조제우유를 추가했다. 수입 유제품 진입 장벽을 높여 자국산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침체된 중국 낙농가를 살리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유업체 관계자는 “수출이 재개돼도 물량 자체가 크지 않고 향후 중국정부의 대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원 로그인
한류소식
313개(3/16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