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9] 애니메이션 한류, 유럽과 손잡고 中시장 공략한다

	사진03-우리기업-EU기업 간 상담회 전경	0
2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아시아투데이 김성미 기자 = 한국 애니메이션이 유럽과 손잡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올해 약 8억 달러 규모로, 2017년에는 미국·일본·영국을 잇는 글로벌 4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코트라(KOTRA)는 28일부터 3일 동안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2015 아시아-EU 카툰커넥션’을 연다고 29일 밝혔다. 올해로 6회째를 맞는 카툰커넥션은 애니메이션 공동제작과 방영권 거래가 이뤄지는 국내 최대의 애니메이션 파트너링 사업이다.  

KOTRA는 올해 타겟으로 삼은 중국 기업들을 적극 초청했다. 중국 17개사를 포함해 유럽 27개사 등 총 131개사가 참가,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또한, 이번 행사는 처음으로 EU의 미디어 프로그램 기금으로 열렸다. 

중국 최대 완구기업 아울디는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라이센싱해 뽀로로를 잇는 캐릭터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디는 이미 ‘슈퍼윙스’ 캐릭터에 관심을 갖고 한국 업체와의 협업을 위해 논의 중이다. 

애니메이션 공동제작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에서는 첫날부터 성과가 있었다. 미켈 리 덴마크 콘텐츠유통사 ME+최고경영자(CEO)는 “그래픽직스의 ‘허풍선이 과학쇼’와 MOU를 맺고 방송으로 방영할 계획”이라며 “과학이라는 지루한 주제를 애니메이션의 예술적 요소로 재밌게 풀어냈다”고 말했다. 

굵직한 계약 체결도 이어졌다. 한국 기업인 일렉트릭서커스가 중국 기업인 XYZ 디지털 스튜디오와 풀 3D CGI TV시리즈 ‘정글에서 살아남기’의 공동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제작비는 총 440만 달러(48억원) 규모다.  

또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 퍼니플럭스는 말레이시아 Giggle Garage와 ‘엄마까투리’ TV 시리즈 공동제작을 위해 200만 달러(22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NHC미디어는 애니메이션 전문채널인 애니맥스와 10억원 규모의 웹툰 ‘괴발개발’ 공동제작 계약도 성사했다.

이 같은 성과는 카툰커넥션 첫 회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0년 한국 토종 애니메이션 ‘라바’의 이탈리아 방영권을, 2013년에는 ‘놀이구조대 뽀잉’의 프랑스 방영권을 따낸 바 있다.

중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올해 약 8억 달러 규모로, 매년 20%가 넘게 성장하고 있다. 2017년에는 1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모바일게임 1인자 텐센트는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의 지적재산권(IP)을 구매해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캐릭터 이모티콘을 제공할 것을 검토했다. 마카오의 퓨처브라이트그룹은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쇼핑몰을 오픈하기 위한 상담을 추진했다.

KOTRA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자국 애니메이션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 애니메이션 방영시간을 제한하는 등 강한 규제를 하고 있다”며 “이를 돌파하기 위해 중국기업과 공동제작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 파트너와의 제작 단가가 과거보다 상승, 공동제작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돌파구도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EU 기업들은 정보 부족으로 중국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한국 기업과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한국 기업들도 다자간 협력체계를 구성해 중개자 역할을 통한 상생이 가능하다고 판단, 이 같은 EU 기업들의 제안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프랑스에선 ‘뿌까’를 방영했던 국영 프랑스 텔레비전과, ‘로보카폴리’, ‘키오카’를 방영하는 카날플러스 등 현지 공중파 방송사가 자리했다. 제2의 ‘뽀로로’와 ‘로보카폴리’를 찾아 나선 것이다.  

David Jabrane 프랑스 텔레비전 프로그램총괄국장은 한국 업체들을 둘러보고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완성도”라며 “삼지·아이코닉스·시너지 미디어 등과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유럽 시장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내해야 한다”며 “세계화를 위해 한국적인 요소에 퓨전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프랑스 캐릭터산업협회 회장뿐만 아니라 유럽 직물시장 유통업계의 큰 손 썬시티가 유아대상 직물에 들어갈 캐릭터 발굴을 위해 방한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성수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을 비롯해 욜란다 알론소 유럽 애니메이션필름협회 부회장, 권영수 제주도 부지사, 김일환 제주테크노파크 원장, 김창옥 제주 MBC 사장이 참석했다.

김성수 본부장은 개회사에서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과 파생상품 해외마케팅을 중점 지원해 국내 애니메이션 기업들의 수익성을 제고하는 한편 한·EU·중국 기업으로 구성된 애니메이션 연합체를 세계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심축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02-김성수 전략마케팅본부장 개회사 0 김성수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이 2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5 아시아-EU 카툰커넥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제공 = KOTRA